(기자노트)"세계육상대회와 아시안게임은 다른데…"

입력 2007-07-27 09:05:18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최근 국회에서 열린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 때 대구시의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준비 업무 보고를 받고 관계자들을 질타했다고 한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대구시가 제시한 세계육상대회의 예산 규모가 1천927억 원으로 인천시의 2014년 아시안게임 예산 4조 9천491억 원의 2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예산 규모를 늘릴 것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정부 지원이 사실상 쉽지 않은 대회 예산을 두툼하게 포장하지 못한 점은 인정하지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이 같은 내용은 잘못됐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대구시는 단일 종목인 세계육상대회와 약 40개 종목이 펼쳐지는 아시안게임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고 대구와 인천이 이날 제시한 예산 규모안의 기준이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에 대해 기본 상식만 있으면 세계육상대회와 종합대회인 아시안게임을 비교하는 것이 한참이나 잘못됐음을 알 수 있다. 종목 수만 단순 비교하더라도 1대 40으로 대회 예산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한 예로 올해 경북도가 종합대회인 경북도민체전에 지원하는 돈은 1억 9천만 원이지만 가장 규모가 큰 육상대회에 지원하는 돈은 900만 원으로 20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정부가 종합대회인 전국체육대회와 국내 최고의 육상대회에 지원하는 돈의 규모는 훨씬 더 큰 차이를 보인다.

대구와 인천의 대회 예산 차이는 문화관광부가 국회지원특위에 제시한 자료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대구는 경기장 시설(663억 원)과 대회 운영 경비(1천264억 원)만을 자료에 담았는데 인천은 시설(1조 8천245억 원)과 운영비(3천86억 원)에다 교통망 확충(2조 원), 인천항 확장(4천806억 원), 선수촌(2천929억 원), MPC·IBC 건립(425억 원) 등의 비용을 포함해 자료를 냈다는 것. 대구시는 앞서 세계육상대회 유치 뒤 1조 원의 사업비(국비 4천 억 원)를 들여 대회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인천처럼 대회 예산안을 만들어 보니 2조 원이 되더라."며 "하지만 국비 반영이 안되는 사업과 일부 국비를 지원받더라도 시 예산 부족으로 추진할 수 없는 사업까지 넣어 대회 예산안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현재 문화관광부는 세계육상대회와 아시안게임의 경우 대회 운영 경비와 시급한 시설 개·보수비만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인천시가 아시안게임 경기장 시설비로 2조 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문화관광부는 경기장 신축없이 서울 등 수도권의 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대구시가 정치권과 일부 기관의 즉흥적인 여론에 휘둘리지 말고 세심하게 세계육상대회를 준비하기를 바란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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