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통합신당이 실체를 드러냈다. 어제 발족한 가칭 '미래창조 대통합 민주신당'에는 열린우리당 탈당파, 민주당 대통합파,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 시민단체 출신의 미래창조연대가 참여했다. 겉보기에는 다양한 것 같지만 실상은 열린우리당의 재탕이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83명의 현역 의원 가운데 고작 3명만이 다른 당 출신이다.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난을 피하려고 시민단체를 끌어들여 외우기도 벅찬 11자의 간판을 붙인 꼴이다.
올 초부터 소란스런 탈당 쇼를 벌인 게 결국은 인기 없는 열린우리당의 간판 바꿔 달기였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4차례에 나누어 집단 탈당을 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은 의원 20명을 이끌고 민주당으로 갔다가 다시 뛰쳐나왔다. 그 과정에서 '중도개혁통합신당' '중도통합민주당'을 만들었고, 이번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으니 불과 다섯 달 사이에 3개의 신당을 창당한 것이다. 결국은 '도로 열린우리당'으로 가기 위한 탈당과 창당의 어지러운 반복이었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혼을 쏙 빼는 야바위 속임수를 빼닮았다.
창당에 앞장선 면면 역시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자리를 3대3으로 시민단체에 내줬다고 하나 이 또한 임기응변의 냄새가 짙다. 그러하니 통합신당의 정체성을 따져보는 것도 부질없는 짓이다. 한 눈에도 12월 대선과 내년 4월 총선 용도로 급조한 정당일 뿐이라는 게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이합집산 소동을 벌일지 모를 일이다. 이런 야바위 창당 놀음에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정당보조금이 들어갔다 나갔다 하고 있다. 국민만 바보인가.
통합신당은 '미래창조…'가 아닌 '과거회귀…'다. 눈속임으로 지난 5년의 실정을 덮을 수 있다고 보면 계산 착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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