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실 지상중계…자연계 논술 방향은?

입력 2007-07-24 07:24:23

결론도출 과정 '창의성+논리성' 갖춰야

▶ 현재 논술의 문제점

현재 형태의 논술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는 첫째, 학교에서의 교육이 어렵다는 것이다. 수능, 내신은 학교 교육에서 커버할 수 있지만 논술은 수평적으로는 인문·사회·철학·과학·예술을 망라하고, 공간적으로 동·서양을 넘나들며, 시간적으로는 고금은 물론 미래까지를 관통하는, 참으로 엄청난 사실과 개념을 그 주제로 다루고 있으니 학교 교육에서 담당하기 거북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다.

둘째, 전형요소로서의 논술의 입장 정리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논술은 유령 같다. 그것도 천의 얼굴을 가진 유령이다. 생각하는 바가 사람마다 다 다르니 이런 논술 문제에 대한 답안지를 채점하는데 있어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 바람직한 논술의 방향

대입 전형요소로서 옳은 기능을 담보하는 논술이 되자면 첫째, 평범한 논술이어야 한다. 논술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다. 고도의 지적 능력과 사전 지식 그리고 폭넓은 독서 및 철학적 통찰력을 요구하는 논술이 있는가 하면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기본적 판단력과 창의력만 있으면 서술할 수 있는 일반 논술도 있을 수 있다.

대학입시 전형요소로서의 논술은 후자, 즉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 아무나 이야기할 수 있는 '보통논술'이어야 한다. 보통논술에서는 질문의 바탕(지문 및 질문)이 학교에서 배운 것 내지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있는 것이어야 하고, 요구하는 답 역시 필연적인 사유로부터 유추해 낼 수 있는 객관적인 답이어야 한다.

둘째, 대입 전형요소로서 논술은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해야 한다. 좋든 싫든 대학 입시 제도가 중등학교 교육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논술이 학교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전국 대학의 논술고사 운용 방향은 학교교육을 파행으로 몰고 갈수도 있고 정상 궤도로 옮겨 놓을 수도 있다.

보통논술은 모든 교사가 논술 지도자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은 주어진 문제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여 그 과정을 서술하는 것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그러한 문제 상황은 전 과목에 있다.

▶ 자연계 논술의 방향과 대비법

경북대학교 자연계 논술은 자연계 학과를 지원하는 모든 학생에게 부과되는 전형요소이다. 자연계 논술의 출제 방향은 창의성과 논리성이다. 지문 및 문제는 수학과 과학에 관련된 사항이며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하나의 답으로 수렴되지만 때때로 다양한 답이 나올 수도 있다.

답안을 쓸 때 유의 사항은 첫째, 창의적인 논거에 의한 창의적인 결론을 내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논리적 필연성의 과정을 통한 결론 도출이 있어야 한다. 엉뚱하거나 불분명한 논거로 내리는 결론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논술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 방법으로는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수학이나 과학적 개념을 배울 때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한 단원을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할 줄 알고 응용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른다. 또 수학 과학의 특성상 일어나는 현상이나 발생하는 이론은 반드시 필연적인 연유가 있는데 이 논리적 필연성에 입각한 서술 연습이 필요하다. 결론을 유도할 때는 상황에서 주어진 조건 내지는 요건만으로 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황석근(경북대 수학교육과 교수)

※ 매일신문사와 경북대 사범대가 진행중인 '자녀를 똑똑하게 키우는 학부모 교실'의 특강 내용을 요약해 싣습니다. 26일 오후 4시에는 조병인 경상북도 교육감이 경북대 우당교육관 101호에서 '바른 삶을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주제로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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