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플라자 상륙채비…숨죽인 동성로

입력 2007-07-23 10:21:28

백화점과 공동 마케팅…10,20대 의류시장 싹쓸이 전략

롯데백화점이 새로운 성장전략업태로 키우고 있는 영캐주얼 전문점 '영플라자'를 내세워 대구 도심의 의류시장 석권을 선언하고 나서 주변의 중소상권이 위기에 휩싸였다.

롯데백화점은 대구 중구 옛 대구은행 본점 건너편의 쇼핑몰 건물 1~3층(3천600평)에서 롯데 영플라자 3호점인 대구점 영업을 다음달 24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영플라자 대구점의 점포를 평당 200만 원대의 싼값으로 20년간 빌렸는데 백화점처럼 매출 대비 30%대의 수수료를 받고, 매장을 소매업자에게 임대하는 형태로 영업하면서 연간 1천 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다는 내부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롯데 측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겨냥한 영캐주얼 브랜드 113개를 갖춘 영플라자 대구점과 2003년 2월 문을 연 롯데백화점 대구점과의 브랜드 겹침 비율을 50%대로 한다는 것. 이는 영플라자와 백화점이 '쌍끌이'로 대구 젊은 층의 의류시장을 송두리째 삼키겠다는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롯데 영플라자 1호점과 2호점이 있는 서울 명동과 청주에서는 영플라자와 롯데백화점과의 브랜드 겹침 비율을 각각 80%와 60%로 해 롯데 점포 간 경쟁을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주변에 별도 주차장을 마련하고 개점시점부터 인기 연예인 공연, 젊은 층이 선호하는 휴게공간 확충 등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동성로나 한일로, 국채보상로 주변의 중소 의류점포들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롯데 측은 영플라자 대구점 매장구성에 앞서 경쟁 점포격인 대구 동성로 상권 로드숍이 취급하는 브랜드를 30% 이상 입점시켜 주변 영세점포가 장악하고 있는 20대 위주의 의류시장을 송두리째 흡수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의 재래시장과 로드숍, 기존 아울렛점포와 지역 백화점 등에서는 "롯데 백화점과 영플라자가 매출증대를 위해 공동 마케팅에 들어갈 경우 영캐주얼과 관련된 대구의 재래시장과 도심 및 동네의 점포 등 영세상권은 순식간에 침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최영대 홍보팀장은 "영플라자가 마케팅을 본격화할 경우 기존 상권에 미치는 파괴력이 상당해 영세 상인들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지역의 의류시장의 안방을 외지업체에 통째로 내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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