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아파트 살 때 얻은 대출이 최근 부쩍 오른 금리로 인해 부담이 되고 있지만, 목돈이 생기더라도 빚 갚기가 망설여진다.
"○○엄마는 펀드에 넣어 무려 50%의 수익을 얻었대!" "△△엄마는 아예 직접 주식을 사서 벌써 투자금의 2배를 챙겼대!" 이런 말이 끊임없이 들려오면서 혼란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금리가 더욱 오른다는데, 빚부터 갚아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불붙은 증시를 감안, 빚 갚기는 잠시 접어두고 펀드든, 주식 직접투자든, 투자상품의 뒤를 쫓아가야 하나?
◆빚부터 갚아라(?)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빚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주택담보대출. 아파트에 사는 사람치고 주택담보대출 없이 입주한 경우는 찾기 힘들다.
그런데 문제는 이자. 은행권에서 파는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이 변동금리다. 때문에 시장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를 통해 대출받은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대출이자도 상승한다.
그런데 시중금리는 본격적 오름세를 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이달 초 주택신용보증기금의 출연금 비율이 올랐다(0.165%→최고 0.3%)며 평균 0.15% 포인트가량 신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렸으며, 한국은행도 지난 12일 콜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 금리인상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 주택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연간 2조 6천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자 1인당 이자부담은 연간 64만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이자부담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정부는 앞으로 유동성 조절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금리 오름세는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산관리 전문컨설턴트인 노경우 위드자산관리 대표는 "빚 갚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은 '요즘 펀드수익률이 30~50%를 넘나들어 이 수익률을 놓칠 수 없다'고 얘기하지만 펀드나 주식의 수익률은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이자 압력까지 커지면 가계의 재무구조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되므로 여윳돈이 있다면 투자보다 빚을 우선적으로 갚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자산관리의 최우선순위가 '대출 우선 상환'"이라고 했다.
◆지렛대 효과를 이용해야(?)
과거의 상황과 완전히 달라진 '시장'이라는 점을 읽으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든 여윳돈을 털어내 빚을 갚는 것은 '투자의 시대'에 살아갈 자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고령화에다, 조기퇴직의 시대를 살아야하는 봉급생활자들이 봉급만으로는 향후 생애자금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만큼 기회가 왔을 때 금융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더욱이 현재로서는 돈이 갈데가 없는 상황이라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더 높은 지수 상승률을 실현할 전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매일 주식형펀드에는 3천억 원 이상 돈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주가지수는 끌어올려지고 있다.
강성곤 미래에셋 금융프라자 대구 상인지점장은 "과거엔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가 내렸지만, 지금 시장을 보면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오르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분명한 시장의 변화"라며 "빚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투자형 상품에 적극 참여, 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길러야한다."고 했다.
그는 "빚을 모두 갚아버리고, 현재의 수익률을 포기한다는 것은 투자의 시대를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적당한 채무를 이용해 이른바 '지렛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어야한다."며 "이 역시 투자의 정석이며 빚을 반드시 갚는 것이 바른 투자라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은행PB센터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공격적 투자자라면 펀드 환매를 통한 빚 갚기보다는 수익률 추구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투자성향을 잘 분석,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하며 자신이 이용하고 있는 금융회사와 꾸준한 상담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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