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그는 19일 열린 당 검증청문회에서 인명진 위원장이 '돈 가졌으면 됐지 왜 대통령까지 하려느냐는 사람도 있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재산을 쓸 생각은 없느냐?'라는 질문에 "제가 가진 재산을 내 아이들에게만 돌려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정승같이 벌어 정승같이 써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재산을 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성취는 저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성취를 사회에 돌려드려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재산 환원 시기를 묻는 기자들에겐 "그건 나만 안다."고 대답했다.
그의 재산환원 시사는 그동안 취해 온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선거전략 차원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측 장광근 대변인은 "오랫동안 고심해온 충정의 일부로 선거전략 차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말 박근혜 전 대표 측 이정현 공보특보가 "이 전 시장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다는 대국민 약속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말을 측근들에게 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캠프 관계자는 "전혀 계획된 것이 없다."고 잘라 말해 선거전략 차원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방송기자클럽에서도 "재산이 많은데 사회환원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은 "경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면 새로운 불씨를 또 일으키게 된다."고 즉답을 피한 바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