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야구지존 꿈꾼다!' 대구 율하초교 야구단

입력 2007-07-19 09:22:48

▲ 남동률 감독(사진 뒷줄 맨 왼쪽)은 선수들에게 항상 견실한 수비가 기본임을 강조, 반복 훈련을 시킨다.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도 연습에 매달리는 율하초교 선수들의 눈은 빛나고 있다.
▲ 남동률 감독(사진 뒷줄 맨 왼쪽)은 선수들에게 항상 견실한 수비가 기본임을 강조, 반복 훈련을 시킨다. 찌는 듯한 날씨 속에서도 연습에 매달리는 율하초교 선수들의 눈은 빛나고 있다.

대구의 여름은 유난히 덥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 몸을 움직이려면 더 힘겹기 마련이다. 하지만 율하초교 야구부원 18명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운동장에서 뛰고 뒹군다. 전국 최강이라는 명성을 이으려는 의지와 대선수가 되고픈 꿈을 가슴 속에 품고서.

율하초교 야구부(감독 남동률)의 실력은 전국 100여개 초교팀 중 으뜸으로 꼽힌다. 지난해와 올해 전국소년체전 정상에 오르는 등 2003년 이후 전국 대회에서 5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부 11년 역사의 절반을 우승트로피로 채워 넣은 셈. 미국팀 10개와 한국, 도미니카, 호주 등 해외 초청 5개 팀들이 모여 실력을 겨룬 '2004년 칼립켄 월드시리즈 유소년 야구대회'에 남 감독은 율하초교 야구부원이 주축이 된 한국팀을 이끌고 출전,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남 감독이 말하는 우승 비결은 기초를 탄탄히 하는 것. "입단하면 첫 해 방망이를 손에 쥐게 하지 않습니다. 그해 연말까지 공을 잡고 던지는 수비 자세부터 가르쳐요. 이 때 시합에 나가면 공격이 안 되니 다른 팀에 밀릴 수밖에 없지만 이듬해 봄이 되면 상황이 역전됩니다."

보통 유소년 야구의 경우 한 경기에서 수비 실수 서너 개가 나오는 것이 보통이지만 율하초교 선수들은 5경기를 치러야 수비 실수 한두 개가 나올 뿐이라는 것이 남 감독의 자랑. 어린 선수들이 역동작으로 타구를 잡아 정확히 송구하고 몸을 던져 안타성 타구를 낚아채는 모습을 보면 놀라울 뿐이다.

삼성 유격수 박진만을 가장 좋아한다는 최기웅(6학년)은 유격수 겸 투수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율하초교의 핵심선수. "아무래도 여름 체력 훈련이 가장 힘들어요. 그래도 아직 게으름을 피운 적은 없습니다."

김용찬(4학년)은 포지션을 물어보니 아직 없다고 말하며 수줍어한다. 그래도 야구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해 집이 있는 포항에서 매일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한다. "부모님이 이왕 야구를 하려면 잘 가르치는 곳에서 뛰라며 보내셨어요. 집에서 1시간씩 걸리지만 견딜 만해요." 삼성의 만능 내야수 김재걸이 용찬이의 우상.

남 감독이 수년간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선수들의 성품 문제. "선수 수급도 고민이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들이 참을성도 없고 산만해 힘들어요. 가정교육 부족 탓이 아닐까 합니다. 속으로야 한없이 귀엽지만 엄하게 하지 않으면 훈련하다 다치기 십상이죠." 때문에 남 감독은 '호랑이 선생님'이 됐다.

최근 율하초교 출신으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선수는 상무에서 뛰고 있는 박석민(2003년 1차 지명)과 정대욱(2006년 2차 지명). 앞으로는 율하초교 출신 선수들이 프로 무대를 밟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율하초교 운동장에서 '구도(球都) 대구'의 미래, 한국 야구의 꿈이 영글고 있기 때문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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