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 임모(53) 씨는 1개월 전 6천만 원을 주고 2004년식 '벤츠 S350' 중고차를 구입했다. 벤츠 S350는 신차 가격이 무려 1억 5천만 원이 넘는 고급차.
임 씨는 "평소 외제차를 타고 싶었지만 새차 가격이 보통 1억 원이 넘어 구입을 미루다가 1억 이상 차량은 운전자들이 애지중지하기 때문에 몇 년이 지나도 신차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중고차를 골랐다."고 전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도 수입차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수입차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중고차 시장에도 수입차 거래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도 중고 수입차 전문 매장들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같은 값이면 중고 수입차'라고 여기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수입 중고차 매장
대구시 서구 중리동의 '웨스트모터스'. 매장 입구 앞에 외제차가 쭉 늘어서 있다. 매장 외관이나 실내가 여느 중고차상사와는 사뭇 다르다. 인테리어가 마치 신차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고급스럽다. 이곳은 다름 아닌 중고 수입차 전문 매장으로 올해 1월 문을 열었다.
박영도 사장은 "과거 국산 중고차상사를 하다 대구가 서울 다음으로 수입차 수요가 많은데 따른 전망과 국산 중고차 판매가 지지부진해 과감히 수입 중고차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도 좋은 편. 박 사장은 "3, 4년 지난 차량의 경우 대부분 신차보다 60, 70% 정도 저렴해 수입차를 선호하는 실속파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대형차의 주 수요층은 중소기업 대표나 전문직 종사자이고 2천만~3천만 원 정도의 소형차나 SUV는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한다는 것.
이곳은 2004~2007년식 중고 수입차 15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나 독일, 미국 등지에서 경매를 통해 직수입하거나 국내 수입 중고차 매입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박 사장은 "바로 옆에 카센터가 있어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A/S도 하고 있다."며 "너무 오래된 연식의 차량은 수리에 부담이 커 대부분 연식이 짧은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중고 수입차 매장인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주)대영모터스'. 이달 말 정식 오픈을 앞두고 마케팅과 AS 준비에 들어갔다. 10년간 국산 중고차상사를 하다 중고 수입차 매장으로 과감하게 바꾸었다는 송택규 대표는 "지난해부터 수입차에 대한 지역 소비자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중고 수입차의 마진이 국산 중고차보다 2배 정도 높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더구나 국내 수입 신차들의 가격이 고평가된 점도 작용했다는 것. 송 대표는 "수입차의 경우 1, 2년만 지나면 신차 가격의 절반가량으로 떨어진다."며 "BMW 745의 경우 신차 판매가는 1억 5천만 원인 반면 2002년식은 5천만 원 정도로 판매되는 등 중고 수입차의 가격 메리트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 신뢰확보가 관건
수입 중고차 매장은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A/S에 특별히 신경쓴다. 웨스트모터스와 (주)대영모터스는 A/S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대영모터스는 매장 옆에 직영으로 카센터를 운영할 예정이고 서구 비산동에 자체 정비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 신차와 중고차를 함께 파는 양판점 형식의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송 대표는 "한미FTA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없어지기 때문에 하이마트와 같이 소비자들이 여러 차량을 비교할 수 있는 매장이 전망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중고 수입차 매장도 최근 고객이 부쩍 늘었다. 4년 전부터 대구시 달서구 유천동에 'KB모터스'라는 중고 수입차 매장을 운영 중인 김재용 대표는 "4년 전보다 고객이 2배 정도 뛰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들은 갈수록 가격이 오르는 반면 중고 수입차는 보통 6천만~7천만 원 정도면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고 수입차의 인기가 높다는 것. 김 대표는 "과거엔 지역에 중고 수입차 매장이 별로 없어 서울에 직접 가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전문 매장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지역에서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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