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예천 한우농들, 고급육 시중보다 10~30% 싸게 공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른 쇠고기 시장 개방 등으로 폐농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축산물 직판장과 식당 개업에 잇따라 나섰다.
시중보다 싼 가격에 고품질 한우를 공급하고, 식당 운영으로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해 수입 쇠고기에 맞설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것. 각 지자체들이 대규모 쇠고기 판매시설과 먹을거리센터 설치를 통해 축산 농가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이를 관광명소화한다는 정책과도 맞아떨어지는 것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주 한우농가 13명으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 고우회'는 지난 14일 상주 낙동 낙단교 휴양단지 안에 축산물 직판장과 식당인 '낙동강 한우촌'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고우회는 2천만 원을 들여 617㎡ 규모의 건물을 임대해 식당으로 꾸미고, 상주시로부터 인근 토산품 판매점 위탁관리를 맡아 축산물 직판장을 마련했다.
고급육 사양 관리로 자란 1천400여 두의 고우회 한우 가운데 거세 한우 육질 2등급 이상의 고품질 쇠고기를 시중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방침. 손님들이 직판장에서 고급육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뒤 구입해 인근 식당에서 요리해 먹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고우회는 이곳이 상주지역은 물론 구미 도심 및 선산과도 불과 2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하루 200여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우회는 이 직영식당 운영을 통해 연간 5천만~1억 원의 순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송재원 고우회 대표는 "상주 한우의 안정된 판로 확보와 지역 홍보, 저렴한 가격의 먹을거리 제공 등으로 날로 악화되고 있는 축산환경을 극복하겠다."며 "수익금으로 보육원과 양로원 등지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할 생각"이라고 했다.
예천 지보 참우작목반도 지난해 12월 지보면 소하리에 모두 1억 2천만 원을 들여 200㎡ 규모의 직판장과 식당 '참우마을'을 마련해 성업 중에 있다. 한우 가격에서 도축비와 각종 비용을 제외한 후 600g 당 1천 원만을 남기고 판매해 시중 가격에 비해 30~40% 정도 싸다는 주장이다.
이곳에는 예천을 비롯해 상주와 안동, 의성 등지에서 입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손님들로 매일 북적대고 있으며, 벤치마킹을 통해 예천읍내와 의성 안계, 문경 점촌, 칠곡 등 10여 곳에 비슷한 고깃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