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민심대장정'중 만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강행군 때문인지 피곤해 보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탈당이라는 결단 뒤에 찾아온 '범여권 지지율 1위'라는 성과 때문인지 그의 발언에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우월성을 잔잔히 풀어가는 여유도 보였다. 범여권의 불모지인 대구·경북에서도 자신의 진정성을 알아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대선에 출마하는 이유는.
▶잘사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다. 누구보다도 더 잘 해낼 자신 있다.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되는 정책과 비전은.
▶원칙에 충실한 대안들로, 대한민국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정책이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는 언젠가는 슬며시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 박근혜 후보의 열차 페리 역시 있지도 않을 것을 있다고 우기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의 살 길은 과학기술과 글로벌 서비스산업이다. 이를 위해 5년간 R&D에 100조 원를 투입하겠다. 바로 '과학기술선진화 5대 정책비전'이다. 세계 100대 대학에 들어가는 대학 10개를 집중 육성하고 각 지역별로 거점학교도 만들어가겠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핵심인력 육성을 위한 '10만 글로벌 인재양성' 계획도 세웠다.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장점은 무엇인가.
▶저는 이 나라의 민주화와 노동자, 빈민의 인권을 위해 젊음을 바쳤다. 또한 세계를 보면서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했다. 그 결과 경기지사 시절, 세계를 누비며 첨단기업을 유치했고 대한민국 일자리의 74%를 만들어냈다. 한반도평화라는 일관된 입장도 견지했다. 경기지사 시절 북한에 대해'벼농사 시범사업'과 같은 남북 협력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렇듯 저의 삶은 저가 동서, 좌우, 남북을 아우르는 적임자임을 증명한다.
-비여권 출신으로 범여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선진평화민주세력의 눈으로 볼 때 저가 가장 적합하고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범여권 주자로서 손 전 지사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범여권 주자들이 많은데.
▶범여권에서 왜 저를 선호하는지를 봐야 한다. 정통성이라는 것은 범여권이 견지하는 민주 평화·선진·통합 아니냐. 그 기준에서 보아 저가 제일 적합하다. 저가 살아온 길이 민주·개혁·선진·평화이다. 이것 말고 어떤 정통성이 필요하냐.
-범여권과는 뿌리가 다르다는 비판에 대해.
▶그렇다. 그들이 말하는 뿌리는 다르지만 '비(非)한나라당 국민대통합'에 있어서는 저가 정통이고 뿌리이다. 장관과 도지사는 한나라당이 시켜 준 것이 아니다. 저가 적임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범여권의 지지도 1위 주자로서 한나라당에 맞설 비책은.
▶국민대통합을 위한 정도를 걷겠다. 진솔한 모습으로 국민과 호흡하고 비전과 정책을 꾸준히 알려가는 정공법이 비책이라면 비책이다.
-대구·경북은 범여권 불모지다. 지역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냉엄한 정치현실이다. 대구·경북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나.
▶대구·경북민들은 저가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한나라당의 집권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저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러나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한나라당 일변도의 구도가 흔들리게 될 때 대구·경북민들이 저 사람한테 맡기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범여권통합이 지지부진이다. 극복방안은 무엇인가.
▶통합과정에서 우여곡절은 당연히 있다. 그러나 어쨌든 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통합이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들이 더 절실해질 것이고, 통합이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한 봉합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경기지사 시절 지방이 반대하는 수도권 공장증설을 강력히 주장, 지역균형발전 반대론자로 각인됐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복안은.
▶지역균형발전은 수도권 규제로 이뤄지지 않는다. 수도권이 가진 경쟁력을 지방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발상은 난센스다. 수도권의 경쟁력을 키워 그것이 주변으로 퍼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각 지방의 특성에 맞는 발전계획을 세워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대구·경북 경제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전통산업의 첨단화와 첨단산업의 육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미-대구-포항 신소재 산업벨트'를 조성, 섬유 등 전통산업을 신기술 산업으로 개편해야 한다. 대구의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을 살려 대구·경산·영천·경주를 중심으로 독자적 기술기반을 갖는 자동차부품 클러스터로 조성할 생각이다. 아울러 도심의 노후공단을 산업, 문화, 환경이 어우러진 첨단 국가산업단지로 조성, 신성장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