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장마철마다 '섬마을' 대책 시급

입력 2007-07-13 07: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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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또 물난리 겪나" 주민들 불안의 나날

경북의 대표적 도시인 포항에 아직도 폭우가 쏟아지면 고립되는 마을이 많아 장마철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포항 오천읍과 장기면, 죽장면 등지에 있는 산골 마을들은 장마철마다 고통을 겪고 있지만, 시는 거주자가 많지 않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요구하는 교량 신축 등을 해주지 않고 있다.

오천읍 항사리의 경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갖가지 제약을 받으면서도 정작 주민들의 숙원인 높은 다리는 없다. 이 마을의 소하천 교량은 바닥보다 낮아 비가 오면 묻혀 버리기 일쑤여서 주민들이 1년에 4, 5차례 고립, 물이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것. 주민들은 "비가 많이 올 경우 아예 산길을 걸어 왕래하고 있으며, 심할 경우 집을 코앞에 두고서도 이웃 마을에서 자고 들어가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장기면 대곡리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민들은 장마 때 하천물이 불어나도 견딜 수 있는 높은 다리를 놓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03년 12월 겨울비에도 하천이 불어나 이 마을에 사는 70대 노부부가 건강검진을 받고 돌아오다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장기면 산서리 샛터마을과 창지리, 죽장면 하옥리 등지에는 소하천에 다리가 없거나 제방이 높지 않아 주민들이 고립되는 마을이 10여 군데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가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자는 취지의 테라노바 프로젝트 등에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교량 건설에는 예산부족 타령만 한 채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마철 고립마을 주민들은 "여름철 장맛비나 태풍이 오면 또 고립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불안해서 살 수가 없을 정도"라며 "산골마을 주민들도 포항시민이므로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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