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신료를 현 2천500원에서 4천 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는 사실 4천 원이 아니라 월 1만 원 이상이나 인상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케이블TV 수신료 6천 원이 가산되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수신료의 지역별 차이를 감안하면 이보다 더 되는 곳도 많을 것이다.
KBS는 공영방송이며 광고수입도 상당한 액수에 이른다. 이런데도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작심한 것 같다. 인상의 요인으로 디지털 방송, 광고 축소 등의 이유를 들고 있으나 왜 디지털 방송 재원을 국민이 부담해야 할까? KBS가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이 이해할 만한 공영방송의 본분을 보여준 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지난 2004년 대통령 탄핵 관련 방송을 보면서 길게 탄식한 바 있다. 탄핵을 반대하는 여당 국회의원이 경호원에 의해 끌려 나오고 여당 의원들이 농성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화면 가득히 도배질하다시피했다. 이를 배경으로 여당의원, 어용학자들이 토론한답시고 탄핵의 부당성을 성토하는 장면이 대한민국의 하늘을 덮었다.
이러고도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했다고 수신료를 인상하겠다고 일을 벌이는가? KBS는 디지털 방송 체제전환과 난시청 해소를 수신료 인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간 수신료 인상 때마다 난시청 지역 해소 얘기가 나왔지만 말뿐이었다. 이번에 광고를 줄이겠다고도 하는데, 일단 줄이고 나면 이를 원상회복하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않음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방만한 경영이나 절제 없는 편파보도 프로그램, 시청률을 의식해 제작하는 질 낮은 방송을 경영하는 한 KBS의 수신료 인상 명분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KBS는 국영방송으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시청률 경쟁에서 초월, 운영·편성에 있어 좀더 보수적 경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이완수(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