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캐릭터 분발해, 2등은 의미없어!

입력 2007-07-11 09:10:15

한국의 특허동향

'2등은 꼴찌와 같다.'

세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 간, 기업 간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이동전화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지만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의 퀄컴은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월트디즈니가 미키마우스 캐릭터로 버는 로열티 수입은 연간 6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것도 앞선 '기술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 경제전쟁은 기술경쟁이자 더 좁히면 특허전쟁인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도 원천기술 확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특허동향을 살펴본다.

◆젊은 발명가가 준다

20대 젊은 연구자들의 발명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특허청이 최근 발표한 '2006 한국의 특허동향'에 따르면 국내에 출원한 특허의 발명가별 연령 분포에서 20대 연령층의 발명 비율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20대의 발명 비율은 1990년과 1991년에는 각각 50% 이상이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약 17% 내외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30대 발명가는 1993년 이후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40대 발명가는 1997년까지는 1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이다가 이후 점차 증가세로 돌아서 2000년 이후에는 25%대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연구주체별로 20대 발명가의 출원 추이는 기업에서의 출원비율 감소가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경우, 1990년 50%에 육박하던 20대 발명가의 발명 비율이 2005년에는 20% 이하로 떨어졌다.

기업의 경우 20대 발명이 줄어든 데 반해 30대 발명가에 의한 발명 비율은 55.3%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40, 50대 발명가의 발명비율은 23%대에 머물러 다른 연구 주체군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의 경우에는 40대 발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토종 캐릭터, 외국산에 안방 내줘

'둘리', '마시마로'등 국산 캐릭터들이 안방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특허청에 상표권으로 등록된 건수는 '키티', '미키마우스'등 외국산 캐릭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특허청에 따르면 일본산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는 246건의 상표권이 등록되어 있는 반면 국내 최고 인기 캐릭터인 '(아기공룡) 둘리'상표권은 22건에 불과한 실정.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2006년도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둘리는 인기 순위 1위, 키티는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상표등록건수 기준 상위 10위 이내의 캐릭터로는 '미키마우스'(42건)·'미니마우스'(24건)· '곰돌이 푸우'(24건)·'도날드 닥'(24건·이상 미국), '키티'(246건)·'아톰'(28건)·'포켓몬'(25건·이상 일본) 등 외국산 캐릭터가 대부분이고, 국산은 ' 딸기(공주)'(48건), '뿌까'(31건), '마시마로'(29건) 등 3개뿐이다. 특히 키티를 비롯한 일본산 캐릭터의 상표권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으며 한국산 캐릭터는 고작 24%(156건)에 그쳐, 국내 업체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캐릭터를 상표권으로 확보하는 데에는 소홀히 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개인 이름도 브랜드

개인 이름도 상표(서비스표 포함)로 등록, 훌륭한 브랜드로 키울 수 있다. 스팀청소기 발명으로 유명해진 '한경희'씨의 이름이나, 국내외 디자인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디자이너 '앙드레김', 영어학원으로 유명한 '정철'은 잘 알려진 이름상표 브랜드.

개인 이름으로 출원된 상표는 2002년도 330건, 2003년도 453건, 2004년도 430건, 2005년도 392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555건으로 대폭 늘어났고, 올해에도 출원건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개인의 이름으로 된 상표출원이 증가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열쇠가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지난 5년간(2002~2006년도) 개인 이름으로 출원된 상표는 총 2천160건이며, 이중에서 상표를 가장 많이 출원한 개인 이름은 '한경희'로 42건을 출원해 1위, '진주원'이 24건, '정철'이 22건, '신준식'이 20건 순으로 많았다. 개인 이름은 주로 서비스업에 출원돼 서비스표로 사용되거나 식품을 표시하는 상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생소한 북한말도 상표로 인기

생소한 북한말도 상표로 인기다. 가마치(누룽지), 촌바우(촌뜨기), 구팡돌(디딤돌), 도손도손(오순도순), 다리돌(징검다리) 등의 상표가 식품류나 요식업 등의 상표·서비스표로 출원되는 등 최근 북한말로 된 상표출원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일반인들이 생소하면서도 토속적인 느낌을 주는 북한말을 상표로 출원해 브랜드 차별화를 꾀하려는 이유에서다.

1949년 상표법 제정 후 북한말로 된 상표출원은 1997년까지 60여 건에 불과했으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어 북한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였던 1999년 30건, 2000년 25건 등으로 10여 년 동안 매년 20여 건 이상이 출원돼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6월 현재 269건이 출원됐다. 주로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단물(주스), 남새(채소), 단고기(개고기) 등 북한의 식품관련 상품이 상표·서비스표로 출원(79건)됐다.

사람을 호칭하는 말(57건)로 아바이(어르신), 오마니(어머니), 하내비(할아버지), 촌바우(촌뜨기), 인체관련 말(3건)로 다리매(각선미), 오목샘(보조개), 볼웃음(미소)이 출원됐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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