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기야구)화순고, 우승후보 동산 격파 '파란'

입력 2007-07-11 09:17:02

유격수 김선빈 위기마다 투수로 '교환등판' 팀 승리 견인

▲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제29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동성고와 신일고의 경기. 동성고 1루 주자 윤도경이 8회초 무사 1루에서 이상원의 중전 안타 때 2루를 지나 3루로 뛰려다 신일고 중견수가 3루로 공을 던지자 급히 2루로 돌아와 간신히 세이프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제29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동성고와 신일고의 경기. 동성고 1루 주자 윤도경이 8회초 무사 1루에서 이상원의 중전 안타 때 2루를 지나 3루로 뛰려다 신일고 중견수가 3루로 공을 던지자 급히 2루로 돌아와 간신히 세이프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장맛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1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막을 올린 제29회 대붕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첫날부터 강호가 고배를 마시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날 열린 세 번째 경기 동산고-화순고 전에서 화순고의 김선빈은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 170cm가 채 안되는 그는 유격수 자리를 지키다 1회초 2사 만루, 3회초 무사 1,2루와 4회초 무사 1루 등 위기 때마다 등판, 마운드를 세 번이나 오르내리며 우승 후보 동산고 타선을 틀어막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6과 2/3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이 한 경기에 세 번이나 오른내리며 그가 남긴 기록. 7회 이후 힘이 떨어지며 3실점했지만 시속 140km대 초·중반의 빠른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동산고 타선을 잘 막아냈다.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김선빈은 탁월한 야구 센스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화순고 전력의 핵. 지난해 제22회 세계야구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 멤버였고 8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때도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

김선빈은 "투수 보다는 유격수 자리가 훨씬 편하고 마음에 든다.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을 받을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광주동성고 2-0 신일고

개막전인 광주동성고와 신일고의 경기는 동성고 선발 이광민이 9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 역투한 데 힘입어 동성고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이날 102개의 공을 던진 이광민의 구속은 빠르지 않았으나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신일고 타선을 요리했다.

동성고는 3회 2점을 뽑으며 2회전에 진출했다. 문선재, 윤효섭의 볼넷과 노진혁의 내야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든 뒤 윤도경의 몸에 맞는 볼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진 무사 만루 기회에서 이상원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신일고는 4번 타자 정두산이 1회말 1사 1, 2루와 4회말 1사 1루 기회에서 모두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동성고에 무릎을 꿇었다.

■청원고 9-2 구리인창고

청원고와 구리인창고의 경기는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2대2 동점이던 5회말 청원고는 타자 9명이 나서 대거 4득점, 6대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규환의 기습번트, 김진만의 좌전 안타, 이건우의 야수 선택으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이원재와 노동오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만루 때 김무경의 땅볼 타구를 1루수가 잡아 홈으로 송구했으나 세이프됐고 김준영의 중전 안타가 이어지며 1점을 추가했다. 김무경의 타구를 잡은 1루수가 2루에 송구,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청원고 두 번째 투수 정대현은 1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2회전 진출을 견인했다. 이규환(5타수 2안타), 이원재(5타수 3안타), 김준영(4타수 3안타) 등 타선도 14안타를 치며 청원고가 인창고를 9대2, 8회 콜드게임으로 이기는 데 한몫했다.

반면 인창고는 4회 2사 만루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화순고 8-4 동산고

화순고가 김선빈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 후보 동산고를 8대4로 격침시켰다. 올해 SK에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동산의 에이스 황건주는 제구력 불안으로 2와 2/3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 1회전에서 화순고에 발목을 잡혔다.

1회초 동산고는 볼넷과 상대 실책으로 만든 1사 3루에서 왕석호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김선빈에 막혀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1회말 화순고가 박중엽, 김선빈의 볼넷과 희생타를 섞어 2사 2, 3루를 만든 뒤 김상은(5타수 2안타 2타점)의 우전 안타로 1대1 균형을 맞췄다.

3회말 화순고는 김상은, 정태성의 연속 안타와 김만희(5타수 2안타)의 스퀴즈 번트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유휘봉(5타수 2안타 3타점)의 중전 적시타로 5대1로 앞서나갔다. 6회말에도 1사 만루 찬스에서 김상은의 스퀴즈 번트 때 2, 3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파고들어 점수 차는 7대1로 벌어졌다.

동산고가 7회초 구위가 떨어진 김선빈을 공략, 3점을 뽑아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대붕기 전적표(10일)

동성고 002 000 000 - 2

신일고 000 000 000 - 0

▷승리 투수=이광민, 패전 투수=김기현

인창고 002 000 00 - 2

청원고 020 041 11 - 9

▷승리 투수=정대현, 패전 투수=허완

동산고 100 000 300 -4

화순고 113 002 10X -8

▷승리 투수=김선빈, 패전 투수=황건주

■ 12일의 대붕기

배재고 - 부천고(오전 10시)

원주고 - 공주고(오후 1시)

춘천고 - 성남서고(오후 3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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