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에 거는 기대

입력 2007-07-11 07:25:03

지난 6월 28일 경북도의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 기본계획 보고회가 있었다.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의 골격은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 4개 시·군을 중심으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14년간 미래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주는 월성원전단지, 방폐장, 한수원 본사, 양성자가속기, 원자력 연구소 등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종합원자력타운으로 건설하고 ▷포항은 에너지신소재와 부품 클러스터로 ▷영덕은 신재생에너지 산업화단지로 ▷울진은 원자력 시설을 기반으로 하는 해양에너지 생산 및 연구단지, 그리고 관광자원과 연계해 에너지 체험단지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경북도의 이 같은 계획은 2030년까지 에너지 자주 개발률을 35%까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9%로 높인다는 원대한 비전 아래 구체적 실현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경북이 우리나라 대체에너지 및 신재생 에너지의 연구분야 및 산업분야에서 활동의 장을 마련해 주고 적극 지원한다면, 관련 제품개발, 시장확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취지에서 대성그룹도 10일 경북도와 협력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협약을 맺었다.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계획에 덧붙여 필자는 두어 가지 추가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 계획에 가스하이드레이트 연구시설도 포함시키는 것을 적극 검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동해 바다에 매장된 것으로 확인된 어마어마한 규모의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불타는 얼음'이라고도 불리는 고체 천연가스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아직은 채굴 기술이나 경제성이 부족해 에너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지만 천연가스와 기름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류가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고갈되거나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에너지 안보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심각한 이슈로 대두될 것이다. 이에 대비해 자원화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원을 적극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상용화를 위한 연구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또는 한국가스공사 등 관련 공기업과 손잡고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기존 연구소를 유치하는 방법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두 번째는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경북도와 대구시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보자는 것이다.

경북도가 전국적으로도 신재생 에너지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구시도 지난 2004년 제1회 세계솔라시티총회를 개최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경험과 의욕을 갖고 있다. 물론 경북도의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계획과 솔라시티 대구는 추진방향과 목표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동해안 클러스터는 기존의 원전, 방폐장, 풍력단지 등 에너지 시설을 기반으로 신재생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성장 산업 육성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반면, 대구시의 솔라시티 계획은 에너지 자급 및 신재생에너지 도입으로 살기 좋은 친환경도시를 건설한다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어 주된 포커스는 다르다. 그러나 대구가 에너지 관련 전문인력 양성, 핵심기술개발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 경북은 다양한 에너지 관련산업과 산업시설,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적용할 뛰어난 환경적 요소를 갖고 있다. 이런 장점들을 결합시킨다면 솔라시티 대구 계획과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 구상 양쪽에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나아가서 에너지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현재 논의가 활발한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을 진전시키는 한 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경북도의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는 선진국 진입을 노리는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고 갈 혁신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계획이 더욱 실현성 있는 방향으로 보완돼 우리 나라 에너지산업의 혁명을 가져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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