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 교실·기담·리턴…메디컬 영화 3편 개봉준비

입력 2007-07-11 07:50:25

병원에서 그날 밤, 무슨 일이?

무서운 이야기의 단골 배경 중 하나가 바로 병원이다. 한낮의 병원은 바쁘게 돌아가는 기능적 역할에 그치지만 한밤의 병원은 이야기가 다르다. 죽음과 삶이 수시로 교차하는 곳인 만큼 '이야기'가 많은 장소로 변모한다. 이 때문에 많은 공포물들이 병원에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에선 그리 낯익은 공간이 아니었던 것이 사실. '하얀 거탑', '외과의사 봉달희'를 통해 메디컬 드라마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메디컬 영화 세 편이 기다리고 있다.

'해부학 교실'(12일 개봉), '기담'(8월 1일) '리턴'(8월 9일)이 주인공. 공교롭게도 세 작품 모두 병원, 의학을 소재로 한 납량 특선 영화다. 이야기의 스펙트럼도 다양해, 해부용 실습 시체인 '카데바', '수술 중 각성' 등 색다른 소재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부학 교실'은 의대 본과생 6명이 해부용 시체 '카데바'를 둘러싸고 벌이는 사고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원한의 공포이야기다. 극중 수없이 등장하는 카데바는 여섯 명의 주인공과 더불어 또 한 명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해부학 실습 첫날, 신비하고 아름다운 카데바 여인을 배정받은 팀원들은 알 수 없는 악몽과 환영에 시달린다. 급기야 팀원들이 하나둘씩 참혹하게 살해된다. 해부학 실습에 참여한 의대생들은 의문의 살인사건의 희생자인 동시에 끔찍한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 리스트에 오르게 된다. 메스를 들고 있는 한 어느 누구도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절친한 친구도, 연인도, 주위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 다음 희생자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카데바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진다.

'기담'은 주무대를 1942년으로 잡았다. 당시 최신식 의료 기자재를 도입한 서양식 병원인 '안생병원'에서 벌어지는 핏빛 이야기다. 시대적으로 그동안 영화에 잘 등장하지 않았던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안생병원에 동경 유학파 의사부부가 새롭게 부임하면서 섬뜩하지만 매혹적인 비극과 맞닥뜨리는 사흘간의 이야기다.

동경 유학 중이던 엘리트 의사 부부 인영(김보경)과 동원(김태우)은 갑작스레 귀국해 경성 최고의 서양식 병원인 '안생병원'에 부임한다. 이들은 병원 원장 딸과의 정략 결혼을 앞둔 여린 의대 실습생 정남(진구), 유년 시절 사고로 다리를 저는 천재 의사 수인(이동규)과 함께 경성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경성을 흉흉한 소문으로 물들인 연쇄 살인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느 날 자살한 여고생 시체, 일가족이 몰살한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열 살 소녀가 실려온다. 안생병원 공간에서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의문의 사고들과 기이한 사건들을 공개해 한 편의 흥미로운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구성했다.

'리턴'은 원제 '천개의 혀'에서 제목을 바꾸고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수술 중 마취가 풀리며 의식이 돌아오지만 통증을 느끼게 돼 몸을 가눌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인 '수술 중 각성현상'을 소재로 택했다. 한 해 실제로 2천여 명 정도가 겪는 일이라는 영화사의 조사도 있다. 영화는 수술 중 각성을 겪은 '나상우'가 사라지고 그로부터 20년 후 다시 돌아온 그로 인해 주변인들이 미궁의 사건으로 빠져든다는 내용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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