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심 키우는 건 월급보다 존중감"
"기업들은 날마다 고객 만족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부산을 떱니다. 하지만 사장님들은 중요한 한 가지를 잊고 있습니다. 바로 자기 회사 식구들이죠. 식구들, 즉 근로자부터 만족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고객 만족은 따라오게 됩니다."
도요타 자동차의 판매회사 가운데 '고객만족도 1위'(도요타 자동차 자체 조사)를 내놓지 않고 있는 넷츠도요타남국㈜ 요코다 히데키 회장. 10일 대구 렉서스 전시장 방문을 위해 대구를 찾은 그는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경영이 최고의 경영이라고 했다.
"그런데 높은 급여나 많은 휴가일수, 다양한 인센티브 등이 갖추어지면 종업원이 만족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종업원 만족은 인간성 존중과 직결됩니다."
종업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야기하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 고치려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꿈이나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모든 것이 인간성 존중에 포함된다고 했다.
그는 "종업원이 자기가 인간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때 만족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어떤 회사에서 회의를 가질 때 모든 직원이 발언을 하면서 지혜를 짜내는 분위기가 되어 있으면 인간성 존중 회사이며, 사원 만족도가 높은 기업이라고 했다.
요코다 회장은 "과거엔 직원들이 일에 대한 보람이 적고 만족도가 낮아도 기업이 성장할 때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기업 환경에서는 사원 만족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하기 힘든 시대"라고 말했다. 결국 회사 성장은 이제 직원들 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고 그만큼 직원들의 만족도는 회사 경영에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는 것.
그러면서 요코다 회장은 자신의 회사 예를 들었다.
"리셉션 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보통 이직률이 높죠. 고객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단순 서비스를 하기 때문이죠. 자신의 의견을 잘 이야기할 수 없는 입장이죠. 하지만 이들에게 전시장 일기를 매일 기재하라고 지시했죠. 그날 있었던 일이 어떤 것이든 A4 용지에 빽빽하게 적어야 하죠. 그렇게 하니 자기 스스로 관찰을 하고 의견을 내더라고요. 간혹 자신의 의견이 회사 정책에 반영되기도 하죠." 이런 방식을 통해 리셉션 룸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보람을 느끼고 만족도도 따라 올라가게 된다는 것.
"테레사 수녀가 인간은 어떤 사람에게도 필요없는 사람이라 느낄 때 가장 슬프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죠. 다시 이야기하면 인간은 누구에게 인정받고 필요한 사람이라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죠."
그는 "고객 만족도 이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보통 기업들이 고객만족, 고객만족 많이 이야기하지만 회사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한 방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직원들이 고객들이 감사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일에 보람을 느낄 때 성심성의껏 일을 하게 됩니다. 이런 풍토가 형성되면 고객 만족도 자연스레 찾아오게 되죠."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자동차도 '인간성 존중'을 모토로 여러 가지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QC(Quality Control) circle' 운동이 한 예.
"도요타 공장에 가면 현장 직원들이 로봇처럼 일하고 있어 인간성 존중과는 거리가 멀지만 다른 한편으론 인간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계산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판매 방식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빼놓지 않았다. 그가 운영하는 넷츠도요타남국은 고객 방문형 판매 방식을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아직 대부분의 자동차 판매는 영업 사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서 판매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럴 경우 고객이 반기는 경우는 드물더라고요. 자연히 영업 사원들도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고요. 종업원 만족 차원에서 이를 계속 종용하는 것이 좋지 않죠. 대신 고객이 직접 매장을 찾아오게 하면 판매도 효율적이고 고객 만족도 올라가더라고요."
넷츠도요타남국은 이를 위해 전시장에 자동차를 없애고 과감히 고객들의 휴식처로 만들었다. 요코다 회장은 고객 방문형 방식이 어렵고 시간은 걸리지만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 요코다 회장은?
요코다 히데키 회장은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판매회사 가운데 하나인 넷츠도요타남국(주)을 경영하고 있다. 넷츠도요타남국은 300여 개의 수많은 도요타 판매 회사를 제치고 1998년부터 지금까지 9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했고 2005년엔 전 산업계를 통틀어 수여하는 일본품질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이런 화려한 수상 경력으로 지난해엔 3천여 도요타 협력회사 대표가 모인 도요타 TQM대회에서 직접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넷츠도요타남국은 방문 고객이 워낙 많아 전시장 내 자동차를 없애 아예 고객들의 공간으로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