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대1 뚫은 박원희 포스코 주부사원 첫 출근기

입력 2007-07-10 10:38:37

"만점 직장인, 주부가 간다"

▲ 포스코 사상 첫 생산직 사원 모집에서 133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해 첫 출근한 박원희 씨가
▲ 포스코 사상 첫 생산직 사원 모집에서 133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해 첫 출근한 박원희 씨가 '주부 생산직 1기' 동기들과 함께 포스코인재개발원에서 합숙교육을 받고 있다.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어렵게 입사시험을 통과한 만큼 만점 직장인, 만점 주부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9일 오전 8시 포항 지곡동 포스코인재개발원 현관. 불과 엊그제까지만 해도 전업 주부였던 박원희(38·포항 용흥동) 씨는 이날 예비 포스코우먼 신분을 달고 첫 출근했다.

'금녀(禁女)의 집'이라 불러도 될 만큼 남성들만 득실대던 이곳에 박 씨와 함께 출근한 여성들은 모두 30명. 포스코가 최근 창립 40년 만에 처음으로 포항과 광양지역 주부들만을 대상으로 한 제철소 현장 생산직 사원 채용시험에서 133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한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 3일 합격통지전화를 받고 한동안 멍하게 있었다. 회사에서 합격선물로 보내준 대형 꽃바구니를 받고서야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 모두 4천1명이나 되는 지원자 가운데 1차 서류전형과 2차 필기시험을 거쳐 3차 면접장에 나온 90명은 누구 하나 빠질 것 같지 않은 쟁쟁한 이들이어서 아무도 합격을 자신하지 못했다는 것.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준비했기에 바늘구멍보다 좁은 포스코의 입사관문을 통과했을까?

대구 성화여고를 나온 박 씨는 결혼 후 포항으로 와서 지난 7년여간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성모자애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또 2005년 대구과학대에 진학해 올 초 졸업했다. 이처럼 열심히 생활하면서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요인이 됐다.

이날 출근한 이들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은 34세, 최연장자는 40세였고 평균 나이는 37세였다. 모두가 상당 기간 사회의 그늘에서 다양한 형태로 봉사활동에 참여해왔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열심히 생활한 '천사표'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포스코 인사팀 김대인 과장은 "신입사원 전형에서 자원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 여부를 중시하는 것은 자기희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조직적응도나 애사심, 충성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 등은 13일까지 인재개발원에서 합숙하며 직장인의 기본 소양을 다진 뒤 연말까지 직업훈련원생 신분으로 출퇴근 교육을 받고 내년 1월 2일부터 제철소에서 근무하게 된다. 첫해 예상연봉은 3천만 원선. 주부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화학시험, 품질 및 환경분석 등 꼼꼼하고 섬세한 업무를 맡길 방침으로 알려졌다.

포항·박정출기자 @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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