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삼성, 두산에 1-5로 패해

입력 2007-07-09 09:43:01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다니엘 리오스(34)다. 2002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래 2006년까지 68승(평균자책점 3.23)을 거뒀다. 올해도 11승3패, 평균자책점 1.82로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완투 3번을 비롯해 평균 7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텨주는 이닝이터(innings eater)인 데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정신력도 높이 평가 받는 부분. 경기 외적으로도 스스로 한글을 익히고 대중교통 수단을 즐겨 이용하는 등 한국 무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리오스는 8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12승 째를 챙기며 10연승과 함께 다승 선두를 질주했다. 반면 타선 지원부족으로 6승을 거두는 데 그치고 있는 삼성 제1선발 제이미 브라운은 3회초 두산 4번 김동주에게 좌월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4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양 팀 4번 타자도 희비가 엇갈렸다. 전날 2점 홈런(시즌 15호)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의 4대1 승리에 공헌했던 삼성 4번 심정수는 이날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두산 4번 김동주는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하루만에 자존심을 회복했다.

타력이 약한 삼성에게 경기 초반 4실점은 너무 컸다. 1회말 선두 타자 박한이가 내야 안타를 쳤지만 김재걸의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김동주의 글러브로 바로 빨려 들어간 것이 뼈아팠다. 후속타자 양준혁이 좌전 안타를 터뜨렸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초반 흔들리던 리오스를 공략하지 못하자 경기 분위기는 두산으로 넘어갔다. 3회초 1사 3루에서 이종욱의 좌중간 3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두산은 계속된 2사 1, 3루 기회에서 김동주가 좌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동주를 고의사구로 거르고 최준석과 승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볼카운트 0-2에서 브라운의 공이 가운데로 몰린 탓에 장타를 허용했다.

삼성이 0대4로 뒤진 7회초 김동주는 다시 좌월 1점 홈런을 뿜어냈고 7회말 삼성은 1사 1, 3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한수의 병살타로 추격 기회를 놓쳤다. 9회말 양준혁(4타수 2안타)의 2루타에 이어 심정수, 박진만(3타수 2안타 1타점)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1점을 올렸고 안타 1개와 몸에 맞는 볼,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대타 강명구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끝났다.

삼성은 프로야구 첫 번째로 팀 통산 2만8천안타 기록을 달성했지만 1대5로 패배, 빛이 바랬다.

한편 한화는 서울 원정에서 LG를 5대3으로 눌렀고 KIA는 홈팀 현대를 4대2로 꺾었다. SK는 개인 통산 250호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한 박재홍을 앞세워 원정팀 롯데에 6대4로 승리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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