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상권 가로막는 금융결제원 옮겨달라"

입력 2007-07-06 10:01:11

인근 상인들 "10년째 민원 안통해 서명운동"

▲ 대구 동성로 상권활성화를 위해 금융결제원 대구·경북본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대구 동성로 상권활성화를 위해 금융결제원 대구·경북본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동성로 금융결제원을 이전해 주세요."

5일 대구 중구 동성로 한가운데 위치한 삼덕 1가동. 주위를 빙 둘러싼 상가들 틈에 유난히 낡은 한 건물이 눈에 띈다. 1978년 지어진 금융결제원 대구·경북본부. "금융결제원을 이전시켜야 한다."는 주변 상가 민원이 지난 10여 년간 끊이지 않았지만 아직도 이전되지 않아 상인들의 속을 태우고 있는 곳이다.

참다 못한 상인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금융결제원 이전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벌써 200명이 넘는 상인들이 동참했고, 9일 열리는 동성로 상가 번영회 이사회를 통해 금융결제원 본원에 이전 요구문과 함께 정식 전달할 예정이다.

상인들이 금융결제원 이전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결제원 건물이 주변 상권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 때문. 건물이 낡아 동성로의 다른 건물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야간조명도 없어 주변 상권을 슬럼화시키고 있다는 것.

인근 상인 정계종(57) 씨는 "대구시는 일대 상권 개발을 위해 보도 블록을 다시 깔고 차 없는 거리로 만들 계획이지만 결제원 건물이 계속 버티고 있는 한 아무 소용 없다."며 "당장 이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결제원 본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구·경북 본부를 이전해야 하는 게 맞지만 건물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은 2000년부터 2년간 3차례에 걸쳐 매각 공개 입찰에 부쳤지만 매각 대금에 부담을 느낀 사업자들이 입찰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 지금도 매입 문의는 계속 들어오지만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금액 차가 너무 커 실제 매각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주변 상인들은 "결제원의 입장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경제 가치가 전혀 없는 낡은 건물을 대구 상권 한복판에 둬서야 되겠느냐."며 "금융결제원이 동성로와 대구 발전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 금융결제원 대구·경북 본부 현황

준공-1978년

규모-지하 1층, 지상 4층

부지 면적-658.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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