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이 北 콘텐츠사업 이끈다

입력 2007-07-06 10:47:03

CIES텍, 남북합작 대형 애니센터 평양에 설립 합의

지역 기업이 남북 합작으로 평양에 대규모 애니메이션 제작 센터를 짓기로 했다.

친환경 대체에너지 생산기업인 씨이에스텍 코리아㈜(CIES Tech Korea)는 최근 북한 평양시 락랑구역 승리동에 3만여㎡ 규모의 애니메이션 제작 센터를 짓기로 하고, 북측 대외경제기관인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의 삼천리총회사와 합의서를 교환했다고 6일 밝혔다. 양측이 남북합작회사를 설립, 부지와 노동력은 북측이 제공하고, 씨이에스텍 측은 200만 달러 상당의 건축자재 비용을 대는 방식으로 공동투자 및 공동분배를 하기로 했다는 것. 이를 위해 양측은 5월 21일 합의서를 교환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개성지구에 지사를 설립하기로 한 합의서 부록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번 합작은 북측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는 북한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한 곳에 집약시켜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아동영화로 불리는 북한 애니메이션은 1960년 '신기한 복숭아'와 '금도끼와 쇠도끼' 등을 시작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1985년 이후 연간 20여 편의 작품이 제작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의 수주도 활발하다. 특히 남북협력으로 인기 애니메이션인 '뽀롱뽀롱 뽀로로'를 제작하기도 했다.

콘텐츠센터와 관련된 경제협력 사업을 씨이에스텍 측에만 보장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과 연계하려는 남한의 애니메이션, 광고, CF, 영화 등 관련업체에 대한 독점권을 합작회사가 확보하고 대북 창구는 씨이에스텍 측으로 단일화한다는 것. 양측은 통일부의 경협사업승인이 나는 대로 10월 평양에서 준공식을 갖고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류승한(51) 씨이에스텍 코리아 대표는 "콘텐츠센터가 완공되면 국내 애니메이션의 하청 수주는 물론, 중국 등으로 재하청을 주는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의 주문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구려와 고려의 역사 유적이나 명승지 등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해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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