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의 서버를 다운시키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는 신종범죄가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중국의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이들 해커는 장난 삼아 해킹을 하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기업의 서버를 자유자재로 다운시키며 수백만 원씩 요구해 파문을 낳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국내 유명 온라인 교육 사이트는 최근 해커들로부터 돈 요구와 함께 해킹 위협을 받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이 기업은 3일 "당신들의 웹사이트를 '죽일 테니' 한번 구경해 봐라."는 전화를 받은 뒤 갑자기 서버가 다운됐다고 했다. 업체 관계자는 "전화를 걸어온 이 남자는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어눌한 말투였다."며 "또 이들은 온라인 채팅을 통해 대화를 할 것을 요구한 뒤 '두 번째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공공연히 협박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700만 원을 '대포 통장'으로 송금하도록 요구했고, 이를 받아들이면 경쟁업체의 사이트를 다운시켜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업체관계자가 이유를 물으면 "부탁을 받았다. 경쟁업체 해킹을 요구하면 들어줄 수 있다."고 답했다는 것.
업체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 있는 사무실에서 해커 20여 명이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경찰에 신고해도 붙잡히지 않는다."면서 "이미 사이트 한 곳은 완전히 폐쇄시켰으며 아이피를 추적해도 불가능하다."고 강도높은 협박을 했다.
이에 이 업체는 채팅 중 외부서버와의 연결을 차단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곳 관계자는 "서버가 다운될 경우 회원 수만 명이 강의를 듣지 못하게 돼 큰 혼란이 온다."며 "이들은 30분씩 서버를 다운시켰다가 되살려 놓는 등 자유자재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통신사에 해커들의 IP 조회를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섰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신종수법 해킹은 대구에선 처음으로, 최근 환급사기 등으로 국내 통장모집책 및 인출책이 대거 붙잡히자 범행 단서가 될 것들을 철저히 숨기고 있다."며 "또 이들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말투, 채팅 등을 활용했을 수도 있는 만큼 중국 해커들이라 단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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