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때 찾을만한 하목정·육신사

입력 2007-07-04 07:07:36

충의를 아는지 빗줄기는 말이 없고…

▲ (사진 위)달성군 하빈의 낙동강변에 자리 잡은 하목정은 사대부가에서는 보기 드문 부연을 단 정자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묵은 적이 있어 하목정이란 정호를 받고 부연도 달 수 있었다. (사진 가운데)비 오는 날 조선 세조 때의 사육신을 모신 육신사를 찾는 길은 호젓하다. 육신사 내 연못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거나 태고정에 올라 낙동강변을 바라보면 비 오는 날 풍경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사진 아래)왜관식당의 별미 청국장.
▲ (사진 위)달성군 하빈의 낙동강변에 자리 잡은 하목정은 사대부가에서는 보기 드문 부연을 단 정자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묵은 적이 있어 하목정이란 정호를 받고 부연도 달 수 있었다. (사진 가운데)비 오는 날 조선 세조 때의 사육신을 모신 육신사를 찾는 길은 호젓하다. 육신사 내 연못에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거나 태고정에 올라 낙동강변을 바라보면 비 오는 날 풍경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사진 아래)왜관식당의 별미 청국장.

비가 올 때 좋은 세 가지.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선술집에 앉아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시는 게 좋다. 또 그것보다는 가까운 교외로 나가 빗길 드라이브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빗길을 뚫고 교외로 나가서 '맛집'을 들렀다가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온다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무작정 30번 국도로 나갔다. 대구 성서를 지나 성주방향으로 난 30번 국도 주변에는 갈 만한 곳이 꽤 있다. 낙동강을 건너기 직전 오른쪽 방향에 하목정(霞鶩亭)과 육신사(六臣祠)가 있다.

▶하목정

하목정은 지나치기 쉬운 곳에 있다. 성주대교에 들어서기 직전 오른쪽 강변마을에 있어서 큰 맘 먹기 전에는 잘 찾아가지 않는 곳이다. 하목정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한 낙포(洛浦) 이종문(李宗文)이 1604년에 세운 정자이다. '하목정'이라는 정호(亭號)는 인조가 능양군 시절에 머문 적이 있어서 이종문의 맏아들 이지영(李之英)에게 써준 것이다. 하목정은 처마 곡선이 부채모양으로 된 특이한 형태의 팔작지붕 기와집이다. 또 당시 일반가옥에서는 서까래 위에 부연(附椽·처마)을 달지 못했으나 인조의 명으로 부연을 달았다. 조선시대 사대부가의 정자 중에서는 유일하다. 1995년 대구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하목정 바로 옆 한옥집에는 이정자(89) 할머니가 살고 있다. 하목정은 원래 '하목당'으로 불렸다. 하목정 뒤편에는 사당도 있다.

하목정에 앉으면 낙동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할머니는 예전에는 정자 바로 앞으로 강이 흘렀는데 "다리가 놓이면서 물길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래선가 최근에 판 하목정 안마당의 연못은 말라있었다. 물이 고이지 않는 모래땅이기 때문이다.

▶육신사

하목정을 나와 왜관 쪽 67번 지방도를 달리다 보면 '육신사'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하빈교'를 지나 10여 분. 비 오는 날이어서인지 도로는 한적했다.

달성군 하빈면 묘골에 자리 잡은 육신사는 원래 조선 세조 때 사육신의 한 사람인 박팽년 선생을 모신 사당이었다. 그러나 선생의 현손인 박계창이 선생의 제삿날 사육신이 사당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꿈을 꾼 뒤 나머지 사육신인 성삼문, 유성원, 하위지, 이개, 유응부 등 사육신의 위패를 모두 모시고 제사를 지내게 됐다. 그 후 1975년 박정희대통령 시절 '충효위인유적화사업'으로 육신사로 건립됐다.

육신사로 들어서면 좌측에 작은 연못이 보이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보물 제554호인 태고정(太古亭)이 있다. 태고정은 박팽년 선생의 후손인 박일산이 1479년 건립했으나 선조 25년(1592년) 불에 탔다 광해군 6년(1614년) 중건됐다는 설명이다. 일시루(一是樓)라는 편액도 내걸려있다. 태고정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쪽 풍경은 장관이다.

육신사 입구 관광센터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낙빈서원에 닿는다. 낙빈서원(洛濱書院)은 원래 사육신의 위패를 모신 사액서원이었으나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다가 1982년 복원됐다.

글·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사진·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맛집-왜관식당 청국장

성주에는 맛집이 꽤 있다. 그 중 월항면에 있는 왜관식당은 청국장과 정식이 유명하다. 웰빙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청국장 한 뚝배기의 구수한 냄새는 전날 마신 술을 해독하는 데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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