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EBS 시대의 초상 '인요한'

입력 2007-07-03 07:40:10

80년 광주·97년 북한에 있던 푸른 눈 사나이

EBS는 3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되는 '시대의 초상'으로 '당신들의 미국, 나의 한국 - 인요한'을 방송한다.

세브란스 병원 외국인 진료소 소장 인요한. 그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모두 놀란다. 190cm의 큰 키와 육중한 몸집에 놀라고, 푸른 눈에 금발의 사내가 내뱉는 질퍽한 전라도 사투리에 놀란다. 본래 인요한의 이름은 린튼 존. 그는 전라도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미국인이다. 하지만 인요한은 스스로를 '순천 촌놈' 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가 지나온 과거 역시 한국사와 함께했다. 80년 5월의 광주를 거쳐, 90년대 북한을 오가며 한국사의 가장 뜨거운 순간을 관통해 온 금발의 사내 인요한.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정 이 시대의 한국인은 누구인가?' 그 답을 찾고자 한다.

80년 5월 26일. 광주에서는 내·외신 기자와 광주 시민군 사이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기자 회견이 열렸다. 논밭을 지나 광주로 온 외신 기자들은 시민군과 인터뷰를 했고, 그 소식은 곧 세계 곳곳에 퍼졌다. 이 기자 회견이 가능했던 건 당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생였던 인요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와 한국말로 외국 통신사와 시민군의 기자 회견을 통역했다. 단 하루였던 광주에서의 시간은 인요한의 인생을 흔들어 놓았다. 미국 대사관은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통지했고, 2년여 동안 중앙 정보부의 감시를 받고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떠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인요한은 한국을 선택했다. 그리고 외국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대학생 병영훈련인 '문무대'에 입소하게 된다.

북한과 남한이 지금처럼 왕래하지 못하던 97년, 인요한은 북한 곳곳을 누비며 북한 사람들을 만났다. 인요한의 가족이 설립한 북한 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에 북한이 공식적으로 결핵 퇴치 사업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요한은 외부인에게 좀처럼 개방되지 않는 북한 곳곳을 누비며 북한 의료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요한이 만난 북한은 어떤 곳일까? 아침에 두만강을 보고, 점심때 백두산 보고, 저녁에 압록강을 보았던 인요한의 북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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