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동산 자연일기)동물원 사육사의 하루

입력 2007-07-03 07: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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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30분, 어느 사육사의 출근시간이다. 10여 동의 우리로 가득한 동물원. 아침에 오자마자 사육사는 진한 향기에 취하는데,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동물들의 변 냄새이다. 이른 아침 사육사가 동물원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은 동물 우리들을 돌며 밤새 먹고 싼 변과 흔적들을 치우는 일이다. 동물들의 변은 세균 번식과 피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두 번씩 꼭 청소를 해준다.

변을 치운 뒤의 일은 우리와 동물원 전체 물청소.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 우리에서 동물들이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일이 오전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청소할 때는 딱딱한 바닥을 푹신하게 해 주거나, 보온 역할을 하는 볏짚, 톱밥 등을 깔아주기도 한다.

물청소를 끝낸 사육사는 아픈 동물들의 포육실로 향한다. 갓 태어난 새끼나 아픈 동물들은 별도의 포육실에서 건강관리를 해준다. 동물들의 눈과 입안, 털 상태, 배나 몸의 형태, 행동, 울음소리 등을 꼼꼼히 살피며 동물들의 상태를 아침저녁으로 확인한다.

오전 11시는 동물들의 아침 식사시간. 동물들의 주식은 사료와 채소이다. 쉽게 접근하고 만질 수 있는 포유류 동물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로는 사료 외에 당근, 감자, 배추, 바나나, 사과 등이다. 건강관리나 간단한 병 치료를 위해 밥에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약을 섞기도 한다.

오후 1시가 지나고 햇살이 따가워지면 동물들도 무더위를 느끼며 혀를 내밀거나 배를 깔고 가만히 누워 열을 식힌다. 날씨가 뜨거워질수록 동물들의 건강에 신경 써야 하고, 특히 열사병을 조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무더위에 약한 동물들이 갑자기 목숨을 잃을 만큼 무섭다. 보통 3, 4일에 한 번씩 동물들은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 목욕을 하는데 햇살이 뜨겁고 무더울 때는 거의 매일 목욕을 한다. 이때는 목욕보다 등목처럼 물을 뿌려주어 열을 식혀준다.

열사병에 걸린 동물들은 시름시름 앓다가 갑자기 픽 쓰러진다. 이때 응급처치는 물수건이나 찬 수건으로 덮어주고 설탕물을 먹이는 것이다. 혈당수치가 낮을 경우 의식을 잃고 경련을 일으키는데, 설탕물은 혈당을 조절해준다.

박명숙(허브힐즈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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