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여야 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아침밥은 주부들의 영원한 숙제다. 바쁘다거나 혹은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침밥을 거르는 가정이 늘어나서다.
대구 중구보건소는 최근 아이들의 아침 결식 예방을 위해 동인초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아침밥의 중요성을 알리고 간단한 요리도 가르쳐주는 '소문난 아침밥상, 아침을 먹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김재연 영양사는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아침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침밥 고민을 해결한 주부 4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가족이 함께 먹어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문경(37·여) 씨. 김 씨가 그동안 아이에게 차려준 아침은 대부분 시리얼과 우유였다. 또 남편이 늦잠을 자기 때문에 아이 혼자 아침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김 씨는 "아이가 아침을 잘 먹지 않으려고 해서 항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구보건소에서 교육을 받은 뒤 달라졌다. 시리얼 위주의 식단에서 밥과 국, 호박볶음, 고등어 등 한식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어야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다는 말을 듣고 지금은 남편을 깨워서 함께 먹는다. 김 씨는 "남편이 늦게 귀가하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아침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면서 "아이가 아침을 잘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영양 가득한 메뉴로 바꿨어요
천영희(38·여) 씨는 매일 아침 세 아이의 등교준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그래서 당연히 아침식단은 햄, 소시지 등 요리가 간편한 가공식품 위주였다. 천 씨는 "골고루 먹여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침시간에는 워낙 바쁘기 때문에 요리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소의 아침밥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영양소가 골고루 든 음식을 먹어야 키가 큰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천 씨는 이때부터 아침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생선도 굽는 등 메뉴를 다양화했다. 당연히 할 일이 많아졌다. 예전보다 30분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해야 하지만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아이들의 아침 식사량이 전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천 씨는 "전에는 밥 반 공기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지금은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고 웃었다.
◆색다른 메뉴로 다양하게
최광희(44·여) 씨는 아침메뉴가 대부분 된장찌개 등 한식 위주였다. 최 씨는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어른의 입맛에 맞게 식탁을 차렸다."면서 "아침메뉴는 국과 된장찌개밖에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최근 보건소에서 색다른 아침 요리를 배우고 메뉴를 다양화했다. 주먹밥 요리를 아침식탁에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각종 야채와 고기를 주먹밥으로 만들자 야채를 싫어했던 아이들이 잘 먹었다. 아이들과 함께 주먹밥을 만들기도 한다. 최 씨는 "아침밥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면서 "앞으로 샌드위치, 감자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식탁에 올려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젠 아침 꼭 챙겨요
김경옥(43·여) 씨는 최근 두 자녀에게 아침을 꼭 해 먹인다. 얼마 전까지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아침을 챙겨주지 못했다. 김 씨는 "아이들이 늦잠을 자는 데다 아침에는 입맛이 없다면서 잘 먹지 않았다."고 했다. 아이들은 그나마 우유 한 잔, 과일 한 조각으로 아침을 때우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아침밥 프로그램을 들은 뒤부터 달라졌다. 반찬도 영양소의 균형을 고려하면서 골고루 해먹인다. 김 씨는 "이 반찬은 뼈에 좋다고 말하니까 아이가 아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아침을 꼭 해 먹이라고 권한다."고 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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