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문화(테어도르 데일림플 지음/채계병 옮김/이카루스미디어 펴냄)
현대 문명은 위기인가. 아니면 또 다른 패러다임을 향한 도약의 기간인가.
저자는 '현대문명은 쇠락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그 근거도 풍부하다. 예술, 문학, 정치, 사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공통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테어도르 데일림플은 영국 의사이자 작가로 4개 대륙에서 일했고 은퇴 직전엔 영국 빈민가 병원과 교도소에서 근무했다. 저자는 제3세계 국가와 유럽을 두루 보고 느낀 것을 말하고 있으며 특히 자신이 오래 살고 일했던 영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현대 문화가 퇴락하고 있다는 것은 센세이셔널리즘과 닿아있다. 휴머니즘보다 센세이셔널리즘, 부와 명성을 탐닉하는 지식인과 예술가들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 자본주의적 상업주의에 굴복, 대중영합에 앞장서는 지식인과 예술가들, 황색 저널리즘은 현대문명의 쇠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정치와 사회 부문에선 현대국가에서 비대해지고 있는 관료주의를 비판한다. 복지라는 명목으로 국민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인간이 아니라 사회구조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단언한다. 또 저속한 문화를 고무하고 조장해, 결과적으로 살인, 강간, 폭력이 일상화되는 현실에 대해 고발한다. 현대 문명의 전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454쪽, 1만 6천 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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