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세상…대구가 열린다

입력 2007-06-28 10:47:18

#1

경북대에서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하는 이시몬(27) 씨. 평범한 대학생에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지난 8개월간 제작한 동영상 30편이 UCC 포털 사이트에 올라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 작품 소재는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이다. 그만의 독특한 유머로 시나리오를 기획한 뒤 동아리 친구들과 직접 연기하고, 음악·편집으로 마무리했다. 보드게임을 주제로 영화 '타짜'를 패러디한 '8세 이상 관람가능한 타짜'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오프라인 세상에도 널리 알려졌고, 지금은 연예기획사나 UCC 포털 업체들이 서로 모셔가려는 '귀하신 몸'이 됐다.

#2

지난 한 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조래은(17·경일여고) 양도 UCC덕택에 스타가 된 경우. 11세 때부터 전자 기타를 친 조 양은 한 인터넷 카페에 기타 연주 동영상을 올린 뒤 네티즌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이를 계기로 지상파 CF에 출연하면서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들뿐 아니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의 마스코트 '사돌이, 사순이'도 UCC로 온·오프라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삼성의 마스코트가 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지만 UCC로 만들어지면서 늦깎이 스타가 된 것. 김용일 응원단장은 "야구 경기 전·후나 중간에 깜짝 공연을 펼치는 마스코트의 동영상을 누군가 UCC 포털 사이트에 올리면서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가 됐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UCC전성시대다. 국내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UCC는 하루 평균 최소 수만 건. 인터넷·디지털카메라·휴대전화 등의 동영상, 사진, 이미지, 카툰, 텍스트 등을 통해 전파됐다. 혼자서 머리 땋는 방법, 운동화 끈 예쁘게 매는 방법, 티셔츠 깔끔하게 접는 방법 등 생활 속 작은 정보에서부터 기타 연주, 요리, 춤, 마술, 스포츠 등 이 세상 모든 분야의 정보를 망라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06 올해의 인물'로 '유(You)'를 선정하고 '블로그나 미디어 영역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평범한 당신이 바로 올해의 주인공'이라고 발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에서도 UCC를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들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산업정보대의 '40주년 UCC 공모전', 대구경북중소기업청의 '제1회 중소기업사랑 UCC공모전', 삼성 라이온즈의 '괌 무료관광 UCC 이벤트' 등 현재 대구에서 진행되는 각종 UCC 대회만 10여 개. 경품, 상품을 내걸고 당첨 UCC를 홈페이지, 블로그, 카페에 올리면 브랜드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5월 28일~6월 3일, 6월 18일~7월 8일까지 소재에 제한없이 UCC 콘테스트를 열고 있는 김태석 대구시 인터넷·영상 홍보 담당은 "UCC가 인터넷의 주류로 급부상한 때문"이라며 "우수작은 시청 홈페이지나 카페, 도심 전광판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영상미디어센터의 이충희 기획 운영 담당은 "정보 민주주의를 의미하는 UCC가 저작권 침해나 음란물 논란 속에 상업화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며 "UCC만들기 강좌와 함께 UCC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작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 UCC=User Created Contents로 상업적인 의도없이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온라인 콘텐츠를 의미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