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환경스페셜은 '옹달샘, 생명을 적시다'를 통해 자연의 생성과 소멸을 음미하고, 생존을 위한 경쟁 속에 내재된 조화와 순환을 탐색한다.
숲 속 옹달샘은 야생동물의 생명축이다. 작고 오목한 공간의 마르지 않는 물은 번식과 휴식에 필수적이다. 옹달샘을 가장 많이 찾는 손님은 새들이다. 새들은 땀샘이 없다. 그래서 40℃에 이르는 높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자주 목욕을 해야 한다. 목욕은 깃털에 생기는 비듬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깃털관리 효과도 있다. 관찰 결과 옹달샘을 찾는 새들은 60여 종이었고, 이용 빈도는 직박구리, 어치, 쇠박새 등 텃새들이 하루 3, 4차례로 높은 편이었다. 또 붉은배새매, 조롱이 등 맹금류가 물 목욕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울새, 굴뚝새, 호랑지빠귀 등은 습기가 많은 옹달샘 주변에서 먹이사냥과 목욕을 병행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옹달샘 목욕탕은 좁은 공간이다. 손님은 많고, 탕은 좁아 새들의 역학관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힘의 우열에 따라 긴장은 있지만 누구도 독점하지 않고, 순서만 기다리면 입장하는 무료 목욕탕이다. 옹달샘 옆 참나무 숲에서 번식한 다람쥐와 청설모가 새끼를 데리고 다니며 옹달샘에서 물을 마시고, 두꺼비와 대륙밭쥐가 옹달샘에 들어가 몸을 식히고 헤엄치며, 몸이 뜨거운 체질인 고라니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물웅덩이를 찾아 '타는 목마름'을 달래는 모습 등을 영상에 담았다. 새들의 발이 닿는 높이인 3∼10cm의 물만 채워주면 동네 새들이 날아와 목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위적인 공간이지만 새들은 필요에 의해 찾아왔고, 뒤뜰은 무한한 자연의 경이와 기쁨을 선사한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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