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대운하 보고서 유출 공방' 2라운드

입력 2007-06-25 10:27:10

"유통 배후설"-"일면식 없어"

▲ 한반도대운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탐사를 나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대구 화원유원지 주차장에서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채취한 물을 보여주며 수질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한반도대운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탐사를 나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대구 화원유원지 주차장에서 낙동강과 금호강에서 채취한 물을 보여주며 수질오염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정부 대운하 보고서 유출이 수자원공사 간부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경선후보 진영 간 '한반도 대운하 유출 공방 2라운드'가 시작되고 있다. 이 후보 측이 새로운 '유통 배후설'을 제기한 데 대해 박 후보 측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한 것.

이 후보 측이 제기한 '유통 배후설'은 보고서를 수자원공사 간부로부터 건네받아 언론에 유출한 것으로 드러난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모 씨가 박 후보 측과 관계가 두터운 인물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정캠프 보고서 변조' 의혹을 제기했던 이 전 시장 측 정두언 의원은 "우리가 파악한 결과 김 씨는 현재 친박(親朴) 인사인 장모 씨와 친분이 있고 장 씨는 박 후보 측 이성헌 조직총괄단장과 가깝고 박 후보의 지방행사에도 자주 따라다녔다."며 "김 씨가 수자원공사 보고서를 장 씨에게 건네주고, 장 씨가 그 문건을 박 후보 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그러면서 "노무현 정권이 문서를 생산·조작·유통시키고 문제가 되면 꼬리를 잘라버리고 몸통은 숨고 적당한 선에서 하수인들을 처벌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행태"라며 정권 개입설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유통 배후설'을 주장한 데 대해 "장 씨와 일면식도 없고 전혀 근거가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장 씨와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성헌 단장은 "그 사람이 친박이라며 떠들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구인지 알지만 만남을 가질 관계는 아니다."면서 "특히 (장 씨가) 뉴라이트 청년연합과 관계있다고 주장하는데, 그 하부조직은 친이(親李) 성향인데 우리한테 보고서를 제공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재원 대변인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말하는데 이거야말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 차라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라."면서 정 의원의 공개사과와 중앙당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한편 '보고서 공방 2라운드'에 임하는 양측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검증국면이 심화될지 조심스런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이번 기회에 승기를 굳히겠다며 확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23일부터 이틀간 대구에 머물면서 자신을 둘러싼 네거티브공세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어려운 사람이 다같이 잘사는 세상, 약한 사람이 힘을 얻는 세상, 그래서 다 행복한 세상, 이거 하나 실천하겠다는데, 왜 그렇게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며 "당내는 물론 여권, 이도 모자라 이번엔 김정일 위원장까지 나타나 가지고 난리"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부자를 괴롭혀서 서민을 잘 살게 하겠다고 했는데, 부자는 그냥 부자됐고, 없는 사람만 점점 더 못 사는 세상이 돼버렸다."며 화살을 정부 실정쪽으로 돌렸다.

아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박 전 대표 측은 여세를 몰아 대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28일 개인적인 검증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를 주제로 다루는 서울지역 정책토론회에서 총 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한반도 대운하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동시에 '정부와 박측의 정보공유설'을 제기한 이 후보 측의 공식 사과를 거듭 촉구하면서 거센 역공을 편다는 기본 방침이 수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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