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유레카)환경보호엔 도움…식량난 부를지도

입력 2007-06-19 07:06:07

▶겨울방학이 훨씬 길어지고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는 사라질 것이다. 잠자지 않는 동물들에 의해 도시는 엉망진창이 되고 '동면범죄'가 기승을 부릴지도 모르겠다. 반면 에너지 사용이 줄어 지구환경에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동면 때문에 인간들의 위가 지금보다 훨씬 커져 식량난을 부추길 수도 있겠다. 인간이 겨울잠을 자면 말이다. 이승아(영신초 6학년)

사람이 겨울잠을 자면서 우주여행을 한다면 어떨까?

수십 광년 떨어진 우주를 여행하려면 사람의 수명보다도 더 긴 시간을 우주선 안에서 보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인간의 동면은 이 같은 우주여행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수년 전부터 유럽우주기구(ESA)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우주를 여행해야 하는 우주 비행사의 겨울잠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인간의 겨울잠 연구는 동물들의 동면에서 비롯됐다.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이유는 추위로 체온을 유지하기 힘들거나 먹이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늘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야 살 수 있는 정온동물과 체온조절 능력이 없어 외부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 나뉜다.

정온동물의 유형으로는 곰형이 있다. 곰형은 날씨가 추워져 먹이를 구하기 힘들면 동면에 들어가는데 곰, 다람쥐, 너구리 같은 일부 포유류와 미국에서 서식하는 쏙독새 등이 있다. 반면 동물원의 곰처럼 먹잇감이 풍부하면 겨울잠을 자지 않고 활동을 계속한다.

변온동물의 대표는 개구리형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이 떨어져 얼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심장박동과 호흡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겨울잠을 자게 된다. 개구리나 뱀, 거북 등의 일부 양서류나 파충류로 곰형에 비해 깊은 잠을 잔다.

동물은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도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꿔주는 지방세포가 풍부하고 이 과정에서 열도 발생하고, 몸속에 부동액 시스템을 갖춰 얼어 죽거나 굶어 죽지 않는다. 반면, 사람은 난방으로 체온조절이 가능하고 겨우내 음식 걱정도 필요 없어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동물의 동면을 활용하면 인간의 여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영하 50℃의 추위를 피해 겨울잠을 자는 북극 땅 다람쥐는 체온이 영하 3℃까지 떨어져도 혈액이 얼어붙지 않아 냉동인간을 만들기 위한 모델로 연구되고 있다. 또 겨울잠을 자는 동안 자신의 몸을 얼렸다가 날이 풀리면 녹이는 케냐의 숲 개구리는 사람의 장기 보존에 활용한다.

인공동면으로 환자의 체온을 18℃까지 낮추면 피의 흐름이 멎기 때문에 피 한방울 흘리지 않는 저체온 수술이 가능하다. 춥거나 굶주림을 피하기 위한 동물들의 겨울잠이 인간에게는 더 나은 삶을 열어주는 모델이 되고 있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원 중부센터 원장) weiz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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