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대구에는 사과를 많이 먹어 미인이 많다고 했다. 이는 대구에 사과가 많이 난다는 사실과 미인이 많다는 속설을 서로 엮어 인과관계를 부여한 것이다. 지금의 대구는 시가지가 외곽 지역까지 확장되어 사과 재배 단지가 거의 사라져 사과나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하지만 대구 인근의 군위나 청송에서는 오히려 예전에 비해 더 체계적으로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대구에서 사과를 재배하지 않게 된 데에는 도시화로 인한 토지 이용의 변화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교통이 발달하게 되면서 도시 내부 구조의 분화가 일어나 도시의 외곽 지역으로 주거단지가 확장되는 이른바 '이심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농경지로 이용되던 외곽 지역의 토지가 좀 더 이윤(地代·지대)이 높은 주거지로 모습이 바뀌게 되면서 농경지는 자연스럽게 도시의 바깥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한반도의 온난화가 가속화되어 기후적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에 대구에서는 더 이상 대규모의 사과 재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군위는 대구와 인접해 있지만 팔공산에 의해 지리적으로 대구와 차단되어 있어 지가의 상승 폭이 적었고, 기후적으로도 사과를 재배하기 적합하여 지속적으로 사과를 재배하여 지금은 우리나라의 예산·충주·청송과 함께 사과 재배 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군위는 이 사과를 테마로 한 지역 마케팅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의흥면에 대단위 농협능금주스 공장을 92년도에 설립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군위에서 체험학습을 할 계획이 있다면 사과와 관련된 테마를 잡고 이곳을 답사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군위로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방법과 팔공산순환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중앙고속국도를 통해 군위로 들어가는 방법이 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군위의 많은 관광자원은 남동쪽에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에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팔공산순환도로를 통해 한티재를 넘어가는 것이 훨씬 가까우며 운치도 있다.
◆군위 '사과'에 대한 Q & A
▷사과가 잘 자라기 위한 자연적 조건은 무엇일까?
사과 재배의 조건은 기후적인 것과 지형적인 것으로 나누어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기후적으로 사과는 낙엽과수의 일종으로 겨울에는 -25℃의 혹한에서도 견디지만 꽃이 피는 시기에는 -3℃ 이하로 내려가면 냉해를 입게 되므로 최한월 기온이 -3℃ 이상인 온대 기후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우리나라의 남부 지역은 온대 기후 지역에 속하므로 사과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데 가장 알맞은 온도가 20∼28℃이므로 우리나라 남부 지역 중 해발 고도가 높아 여름 기온이 25℃ 내외에서 형성되는 경북 북부 지역이 사과가 잘 자랄 수 있는 적지가 된다.
지형적으로 '사과(沙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사질토양(모래의 비중이 높은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이는 사과가 잘 자라고 당도가 높아지기 위해서 많은 강수보다는 적절한 강수와 배수가 잘되는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군위 지역에서 사과가 잘 재배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위는 온대 기후 지역에 속하지만 전 지역에서 사과가 재배되는 것은 아니고 특히 팔공산의 북사면에 속하는 부계면에서 널리 재배된다. 그 이유는 해발 고도가 평지보다 높아 여름철 기온이 사과 재배에 적절하고, 팔공산이 화강암 산지이기 때문에 모래를 포함한 사질 토양이 발달하고 있으며 경사가 있어 배수가 원활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구와 인접하여 소비 시장이 가까우며 의흥면에 있는 능금주스공장을 통해 다른 형태로 상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군위가 사과 재배의 산지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함께하면 좋은 체험학습 장소들
▷군위삼존석굴(제2석굴암)
국보 제109호로 지정된 군위삼존석굴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의 자연 동굴에 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온화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삼존석굴의 존재가 학계에 알려진 것이 1962년이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되었다. 경주 토함산 석굴암보다 1세기 이상 일찍 만들어졌으나, 발견이 늦어 제2석굴암으로 명명되었다. 한티재를 지나 10분 정도 내려가면 위치해 있으며, 입구에 먹을거리 골목이 형성되어 있어 식사를 해결하기에 더없이 좋다.
▷황청리 능금 체험 마을
노란 가을 단풍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맑은 물을 연상하여 황청리(黃淸里)라 이름지어진 곳으로, 군위군 부계면의 동편과 경북의 명산인 팔공산 서편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이다. 팔공산에서 발원하는 동산계곡이 마을 옆으로 흐르고 있으며, 구릉성 산지를 중심으로 과수 재배와 채소 재배가 활발하다. 마을의 특산물인 사과를 테마로 하는 '사과꽃 자연과학 체험'이 개최되고 있고, 팜스테이를 할 수 있어 주말을 이용한 아이들의 자연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한밤마을(대율리 전통 마을)
군위 삼존석굴에서 약 10분 정도 내려가면 대율리 전통 마을이 있다. 마을 뒤편으로는 약 5천 평의 송림이 있으며 이곳은 예로부터 동제를 드리는 솟대가 있는 신성한 곳임과 동시에 누구나 와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지로 활용되고 있다. 대율초등학교 건너편에는 넓고 푸른 잔디와 체육 시설 및 놀이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가족들의 피서나 소풍 장소로 제격이다. 마을에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돌로 쌓은 돌담길이 이어져 있으며, 정원이 잘 가꾸어진 상매댁(남천고택)과 대청이 자리 잡고 있어 문화 체험 장소로도 좋다.
▷학소대
고로면 화북리에서 석산리에 이르는 길은 금방 그려낸 산수화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화산, 매봉산이 주위에 솟아 있고, 그 사이사이로 바위 절벽을 따라 위천이 흐르고 있는데, 이 길 중간쯤에는 수십 길의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학소대가 자리 잡고 있다. 학소대는 바위 위에 학들이 둥지를 틀고 서식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으로,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여 풍류를 알던 양반들이 많이 오갔던 곳이라 한다.
▷화산산성
영천시를 눈앞에 둔 고로면 화북리에는 화산이 우뚝 솟아 있다. 화산은 해발 828m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로면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산이다. 화산은 요새로서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임진왜란 때 의병훈련장으로 쓰였으며, 지금도 산정부의 평지에는 육군 제3사관학교 훈련장이 들어서 있다. 화산산성은 조선 숙종 때 병마절도사 윤숙 장군이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쌓은 석성이며, 당시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조달하기 위해 지은 절 군수사가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다.
▷아미산
아미산은 화강암 산지로 화강암이 풍화되면서 만들어진 지형이 많아 수려한 경관을 뿜어내는 곳이다. 아미산의 정상의 바위는 청송 주왕산 입구에 솟아있는 촛대 바위를 연상시키며,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평화롭게 느껴지는 곳이다. 정상에 오르는 길이 험하므로 산행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등산은 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강문철(영남삶터탐구연구회, 경북고 교사)
참고자료: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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