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은 양준혁 2천 안타의 날이었다.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 전 신상우 KBO 총재가 양준혁에게 크리스탈 패를 건넸고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사장은 황금배트(2천만 원 상당)와 격려금 2천만 원을 안겨줬다. 이날 대구시민야구장 일반석 티켓은 3천 원 할인된 2천 원에 판매됐고 입장 관중 6천여 명은 양준혁 유니폼 모양의 휴대전화 액정 클리너를 받았다.
양준혁의 날을 축하하듯 1회말 박한이가 선두타자로 나와 현대 선발 김수경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릴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천적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1회말 현대는 곧바로 반격을 개시, 동점을 만들었다. 4번 클리프 브룸바가 삼성 선발 제이미 브라운의 공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린 것.
브라운은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헤쳐 나갔다. 3회말 1사 1루와 4회말 1사 1, 3루 위기 때 전준호와 송지만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신명철과 유격수 박진만이 처리하면서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6회초 브라운은 브룸바에게 또다시 홈런을 맞았다. 이번에는 2점짜리. 포수 진갑용이 바깥쪽으로 빠지는 공을 요구했으나 브라운이 던진 초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브라운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섰던 윤성환은 1이닝 동안 삼진 1개를 잡으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내려갔다. 2004년 9월 이후 첫 1군 경기 등판이었는데 무난하게 치러냈다. 한 가닥 역전의 희망은 9회초 완전히 무너졌다. 9회초 등판한 좌완 조현근이 현대 유한준과 오윤에게 각각 2점 홈런을 헌납, 1대7까지 점수차가 벌어져 버린 것.
삼성으로선 1대3으로 뒤지던 7회말 김창희의 안타와 양준혁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 2루 찬스에서 심정수가 병살타로 물러난 것이 아쉬웠다. 양준혁이 9회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아치를 그린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이 홈런으로 양준혁은 개인 통산 324호를 기록, 이승엽과 함께 개인 통산 홈런 2위에 올랐다. 1위는 340개를 친 장종훈.
전날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이어 홈런포에 운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더구나 이날 '천적' 현대에 2대7로 패함으로써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2승7패로 밀리게 돼 먹이사슬 탈출에도 실패했다. 브라운은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김수경은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2003년 이후 삼성전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기쁨이 배가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5일 야구 전적
현대 010 002 004 - 7
삼성 100 000 001 - 2
▷삼성 투수=브라운(4패) 윤성환(7회) 안지만(8회) 권혁(8회) 조현근(9회) ▷현대 투수=김수경(7승) 노환수(7회) 조용훈(8회) 이현승(8회) 송신영(9회) ▷홈런=박한이(1점 1점·삼성) 브룸바(2회 1점·6회 2점) 유한준(9회 2점) 오윤(9회 2점·이상 현대) 양준혁(9회 1점·삼성)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