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무라카미 류 지음/정윤아 옮김/문학수첩 펴냄
일본 대중문학의 선두주자 무라카미 류의 소설집이다. 편의점, 술집, 공원, 노래방, 공항 등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무대로, 파편화된 인간의 개별적인 희망을 건져낸 8편의 단편을 싣고 있다.
이혼후 술집에 나가다 만나게 된 연하남을 통해 의족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실행에 옮긴 여자의 이야기인 '공항에서', 여고생과 노래방에 간 중년 남성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노래방에서', 남의 결혼식장에서 자신의 둘도 없는 소중한 뭔가를 갑자기 떠올리는 '피로연장에서' 등 현대인의 소외와 사랑, 새로운 출발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혼, 이별, 해고 등 나름대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사람들이 타인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그곳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이 이 책의 전반에 흐르는 주제다.
지은이 특유의 감성으로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각성을 포착한다. 인물묘사, 심리묘사, 주변에 대한 관찰적인 묘사가 이 책의 장점이다. 마치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하수구 아래로 침잠하는 현대인에게 희망이란 빛을 던져주고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또 절대적인 희망이다. 172쪽. 8천500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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