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지난 5월 24~26일 2박 3일간 여든이 된 큰형님 내외를 모시고 50대 후반과 60대, 70대의 8남매들은 막내 동생이 공직에서 퇴직하여 여주 신륵사 부근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함에 따라 막내 동생 집들이를 겸해 '8남매 화목 나들이' 행사를 갖게 되었다.
큰형님과 큰형수님은 열여섯 살 동갑내기로 결혼하여 첫째와 둘째를 낳은 뒤 시어머니가 여섯째부터 여덟째를 내리 낳았다. 고부간에 한 집에서 살며 아기를 키우는 바람에 지금 60이 된 여섯째인 나와 밑으로 두 동생은 큰 형수의 젖을 조카들과 함께 먹으면서 자랐다.
큰형수는 5남매를 낳았으며 우리 8남매가 한 집에서 대가족을 이뤄 살았는데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여든이 된 큰형님 내외 둘만 병든 불편한 몸으로 살고 있다.
6·25 때 영천 전투에서 부상당한 큰형님은 보훈 유공자로 20여 년째 중풍으로 출입이 어렵고 큰형수도 골다공증과 허리 통증으로 지팡이와 휠체어 없이는 다닐 수 없는 형편이다.
큰형수의 젖을 먹고 자란 시동생들은 어느덧 머리끝이 흰 60이 되어서야 큰형수에 대한 보은으로 8남매가 모여 화목 나들이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생활에 쫓겨 한 번도 형제들이 함께 여행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형수 젖을 먹고 자란 시동생들은 그동안 살아가는 데 바빠 형제 간의 우애를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이제 환갑이 가까워서야 보은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부끄럽고 미안한 일인지 모른다. 막내 동생은 큰형수님을 휠체어를 태워 밀며 영릉(세종대왕 능)을 돌아보면서 즐거워하였다.
비록 늦었지만 자라나는 우리 자식들과 조카들 그리고 손자들에게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고 마련한 이번 '8남매 화목 나들이'를 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일흔일곱의 둘째 형수(형님은 25년 전에 작고함)님은 골다공증으로 걸음이 불편하여 이번 나들이에 참석 못하여 너무 섭섭하였다.
기회가 되면 남은 여생 동안 1년에 한 차례라도 '8남매 화목 나들이'를 계속하고 싶다. 8남매 모두를 사랑합니다.
오현섭(경북 청송군 현동면 도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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