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도 휑한 취업시장…하반기 구인시장

입력 2007-06-15 07:06:53

기업 32% 하반기 채용계획 없어…구미LG·삼성 몸사려 지역은 꽁꽁

▲ 8월 대학 졸업생들이 대거 탄생하면서 하반기 취업시장이 다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경북대 취업정보열람실에는 하나의 취업정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8월 대학 졸업생들이 대거 탄생하면서 하반기 취업시장이 다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경북대 취업정보열람실에는 하나의 취업정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지난 13일 오후 경북대 취업정보열람실.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거나 신문이나 취업 관련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회사별 홈페이지를 들락날락거리며 눈과 손이 분주했다. 졸업 5년차라는 김모(29) 씨는 "5년 전보다 취업 시장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기업 등 몇 곳에서 근무를 한 뒤 대구의 중견기업 쪽으로 취업하길 원한다는 김 씨는 "대구 지역 채용이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반기 취업시장은?

올 하반기 취업시장은 전반적으로 뚜렷한 호재가 없으면서 지난해와 같이 '흐림'이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와 공동으로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하반기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올 하반기 채용의사를 밝힌 기업들(238개사)의 신규채용 예정규모는 1만 9천232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실제 채용규모(1만 8천860명)보다 2.0% 증가에 머물렀다. 전체 업체의 31.8%(155개사)는 아예 채용계획이 없었고 19.4%(95개사)는 채용계획을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은 인크루트 팀장은 "한미FTA 타결과 경기 회복 조짐으로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비해 채용이 소폭 상승했다."며 "하반기에도 그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분야는 상반기처럼 채용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전망했고 정보통신도 최근 세계적인 검색엔진인 '구글'이 국내투자에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보단 나을 거라고 했다.

지역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은 이보다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관 갬콤 대외사업팀 본부장은 "최근 채용 상황이 수요자인 기업 입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하반기 채용으로 몰리는 경향은 있지만 지역 채용의 큰 축인 구미 LG와 삼성이 각각 적자와 원가절감 등의 이유로 움츠리고 있어 채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 채용 계획을 보면 지난해 수준이거나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수준과 비슷한 50명 정도를 9월쯤에 뽑을 예정이고 지난해 하반기 120명 정도를 채용했던 SL은 올 9월 50% 줄어든 6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다. 한국델파이와 화성산업 등은 아직까지 채용 계획이 없어 신규 채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떻게 대비해야?

취업 관계자들은 설사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채용시장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바늘구멍'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저학년 때부터 착실한 준비를 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기동 경북대 진로지원실장은 "아직도 졸업이 가까워져서야 뭘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 학생들이 많다."며 "취업이 닥치고나서 고민하면 답이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늦어도 2학년부터는 취업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것.

과거엔 단순히 영어나 학점으로 평가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이젠 그 외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면접이나 프레젠테이션 기술, 관련 자격증 등 다방면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김 실장은 "아르바이트도 단순히 서빙이나 주유소 알바 등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며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야와 관련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오관 본부장은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을 강조했다. 저학년 때는 어학과 자격증 위주로, 고학년 때는 학점관리나 면접, 프레젠테이션 기술 등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권 본부장은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 대학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취업 특강이나 교육 등을 골라 들으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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