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브로커(중개인)은 프로야구 선수와 비슷한 면이 많다. 타율, 출루율, 득점 등 성적이 뛰어나면 이듬해 연봉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브로커도 마찬가지다. 수익률이 좋으면 그만큼 고액의 연봉을 챙겨갈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브로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물론 수익률이 좋은 브로커들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률을 떠나 경력있는 브로커 찾기도 쉽잖다. 입사한 뒤 최소 5년간 경력을 쌓지 않으면 이 바닥에서 인정받을 수 없다. 하루 하루, 아니 매시간 피 말리는 전투를 치르는만큼 이들이 받아가는 급여도 흔히 예상하는 상식선을 뛰어넘는다.
브로커들에게 가장 큰 수입원은 당연히 거래 수수료. 월급봉투에 찍혀나오는 기본급은 100만~200만 원 밖에 안된다. 하지만 실적에 따라 이 금액의 10배가 넘는 돈을 받아가기도 한다. 통상 거래 수수료는 주식거래액의 0.5%. 가령 1억 원 어치 주식을 브로커를 통해 거래했다면 수수료로 50만 원을 증권회사에 줘야 한다. 브로커 몫은 이 중 30% 정도. 얼마 안되는 돈으로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다. 가령 10억 원 어치 주식을 보유한 고객 5명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들이 한달에 3번씩만 주식을 사고 팔았다고 가정하자. 10억 거래에 따른 브로커 몫은 200만 원 정도이고 5명이 3차례씩 거래했으면, 한달 수익만 3천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대구지역 모 증권회사 간부의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봤다. 기본급 외에 수수료 수입만 한달에 1천 만원을 훌쩍 넘었다. 월급봉투에 찍힌 총급여액은 1천200여만 원. 이 간부는 "그나마 수입이 적게 나온 달"이라며 "많을 때에는 3천만~4천만 원 수입을 올린 적도 있으며, 일부 수익률이 좋은 브로커들은 '큰 손' 고객들이 많다보니 억대 월급을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간부는 대구지역 브로커 중에도 수입이 상위 10%선에 드는 편이다. 다른 증권사 한 과장은 "뛰어난 브로커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동물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라며 "실제 이런 고수익률 브로커는 증권사마다 손에 꼽을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늦어도 오후 5시면 퇴근한다. 대신 아침에는 7시쯤 출근한다. 점심시간은 따로 없다. 오후 3시에 장이 끝날 때까지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다. 취재 중에 만난 증권사 모 차장은 "인터뷰 하느라 잠시 모니터에서 눈을 떼는 바람에 300만 원을 날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주말에도 이들은 쉴 틈이 없다. '큰 손' 고객들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잦은 만남을 갖는다.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함께 가는 경우도 많다. 주식거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브로커들은 이 전투를 대신 치르는 용병인 셈이다.
◇ 주식 투자, 일년 안에 깡통 차는 비법
1. 작은 손실이 아까워 손절매 않고 있다가 더 큰 손실을 자초하기.
2. 주가 하락시에 물타기(같은 종목주식을 더 사는 행위) 하기. (물타기는 주가가 오를 때)
3. 고가 주식을 소량 매입하지 않고 싸구려 주식을 대량 매입하기.
4. 큰 소리(공시)에 귀 닫고, 소근거림(정보와 루머)에 묻지마 투자하기.
5. 기업 고를 능력도 없으면서 실전투자부터 하기.
6. 폭락하면 보유하고, 조금만 오르면 팔아버리기.
7. 떨어질만큼 떨어졌으니 언젠가 오르겠지라고 생각하기.
8. 수익나는 주식은 팔고, 하락하는 주식은 보유하기.
9. 너무 빨리 너무 쉽게 돈 벌 수 있다고 착각하기.
10.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하기. (무지를 드러내는 변명이다. 몇몇 종목에 집중해야 돈을 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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