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400' 2루타…삼성, KIA에 2-6 패

입력 2007-06-14 09:45:21

삼성 라이온즈가 2대5로 뒤진 5회말. 양준혁이 잡아당긴 타구가 KIA 타이거즈 유격수 김연훈의 머리 위로 쏜살같이 날아갔다. 김연훈이 뛰어올라 잡으려 했으나 글러브에 맞고 뒤로 빠지는 안타가 됐다. 후속타자 심정수가 볼넷을 골라 무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진만의 타구가 우중간으로 뻗어나갔고 주자들은 스타트를 끊었다.

추격의 발판이 마련되나 싶던 순간, 박진만의 잘 맞은 타구가 KIA 2루수 손지환의 글러브로 곧바로 빨려 들어갔다. 타구를 잡은 손지환은 2루를 밟은 뒤 2루로 뛰어오던 1루 주자 심정수를 태그아웃시키며 그대로 이닝을 끝내버렸다. 프로야구 통산 46호이자 올 시즌 두 번째 3중살 플레이.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2천 안타 대기록을 달성,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는 양준혁은 이날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2루타를 쳐낸 양준혁은 3회말 김재걸의 안타와 박한이의 볼넷으로 잡은 1사 2, 3루 기회에서 우중간 펜스를 바로 맞히는 2루타를 터뜨려 주자 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국내 최초로 개인 통산 400호 2루타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팀이 2대6으로 패하지만 않았더라면 기쁨이 두 배가 될 뻔 했다.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의 가장 큰 패인은 삼성 선발 투수 안지만의 초반 난조. 안지만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공이 제대로 제구되지 않은 채 높거나 가운데로 몰려 4이닝 동안 안타 8개를 맞고 볼넷 2개를 내주며 4실점,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경기도 덩달아 실타래처럼 꼬였다. 4회말 1사에서 신명철(4타수 2안타 2도루)이 좌전 안타를 친 뒤 연속 도루로 3루까지 진출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했고 5회말에는 3중살을 당하며 주저앉았다. 6회말에도 대타 김종훈의 안타와 신명철의 기습번트 성공으로 1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재걸의 병살타로 무위에 그쳤다. KIA 투수진으로부터 안타 9개와 볼넷 5개를 얻어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14일 열리는 3차전 삼성 선발은 브라이언 매존(2승1패, 평균자책점 1.63), KIA는 올 시즌 1경기만 나서 5이닝 6실점으로 패한 김진우가 먼저 나선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매존에 비해 김진우는 아직 제 구위를 찾지 못해 매존의 우세가 점쳐진다.

한편 현대는 홈에서 LG를 10대1로 대파했고 두산은 원정팀 롯데를 5대2로 눌렀다. SK와 한화는 문학야구장에서 12회 연장 혈투 끝에 5대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4일 선발 투수

삼성 매존 - KIA 김진우(대구)

SK 송은범 - 한화 조성민(문학)

현대 김성태 - LG 최원호(수원)

두산 이경필 - 롯데 장원준(잠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