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인동중 사이클 샛별 정미정양

입력 2007-06-13 09:15:45

"두 바퀴로 세계 얻을 거에요"

구미 인동중의 사이클 기대주 정미정(15·3년)은 매일 오후 2시면 팀 동료들과 함께 구미 외곽도로로 훈련하러 나간다. 5시30분까지 3시간여 동안 이재희(42) 감독, 박세룡(48) 코치, 권정호(34) 코치와 함께 도로를 주행하고 근력 강화 훈련을 한다. 시합이 다가오면 사이클 경기장이 있는 대구나 영주를 오가는 훈련 여건이 힘들지만 키 크고 수줍음을 타는 소녀는 지난달 하순 열린 소년체전 여중 사이클에서 사상 처음으로 4관왕을 차지, 국내 사이클계를 흥분시켰다.

"그냥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4관왕까지 할 줄 몰랐는데 좋은 성적이 나와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았어요."

177cm, 72kg의 정미정은 초등학교 때 육상 단거리 주자로 활약했다. 그러나 구미시 대회에서 4등 정도의 성적에 그치는 등 평범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때 이미 170cm를 넘었던 정미정은 육상 경기장을 찾은 박 코치의 눈에 띄었다. 한 눈에 재목감임을 알아본 박 코치는 정미정과 부모를 설득, 사이클 선수로 전향시켰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지닌 정미정은 박 코치에 의해 근 순발력과 지구력이 뛰어난 사이클 기대주로 거듭났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사이클 경기에서 26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줬던 박 코치의 눈은 정확해 정미정은 지난해 대통령배 사이클대회 여중부 1km 개인추발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고 올들어 인천시장배 대회 최우수 선수, 대통령배 대회 200m 기록경기와 500m 독주에서 우승하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지난달 하순 영주에서 열린 소년체전 경기에선 200m 기록경기, 500m 독주, 2km 단체 추발, 단체 스프린트에서 모두 우승해 사이클 경기장을 술렁이게 했다. 당시 사이클 관계자들 사이에선 '물건이 나왔다', '중국 선수들을 이길 선수는 미정이 뿐'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아시아 정상이자 세계 정상권을 지키며 한국 여자 사이클의 앞을 막아서고 있는 중국 벽을 넘어설 기대주라는 평가였다.

국내 여자 사이클은 지금까지 아시아 정상권을 지켜온 남자 사이클에 미치지 못해왔으나 정미정의 출현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됐다. 박 코치는 "현재 추세대로 잘 성장한다면 세계 정상급의 선수로 자라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때로 훈련이 힘들지만 사이클이 재미있다는 정미정은 "나중에 국가대표가 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 사이클은 아직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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