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훈남'들이 몰려온다

입력 2007-06-13 07:07:00

1. 뜨거운 녀석들 2. 오션스 13
1. 뜨거운 녀석들 2. 오션스 13

화끈한 남자들이 몰려온다. 그것도 '훈남'들이 떼로 몰려온다.

세계 최고 남자배우들이 모인 '오션스 13'과 영국 영화 '뜨거운 녀석들'이 차례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션스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오션스 13'은 기존 멤버에다 알 파치노가 가세해 스타 파워를 보여준다. '뜨거운 녀석들'은 할리우드가 아닌 영국에서 만든 코믹한 경찰 영화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할 예정. 남자들 사이의 끈끈한 우정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오션스 13

'오션스 13'의 이야기는 1편의 배경이었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로 다시 옮겨간다.

사건은 오션의 일당 중 한 명인 루벤 티시코프(엘리엇 굴드)가 카지노와 호텔 경영자 윌리 뱅크(알 파치노)와 공동 투자한 새 호텔을 사기당하면서 시작된다.

루벤이 이 충격으로 심장에 무리가 와 몸져 눕게 되자 오션 일당이 복수에 나선다. 단지 돈 때문이 아니라, 동료의 복수를 위해 뭉쳤다는 점이 전편과 다르다.

다시 뭉친 오션스 멤버들의 임무는 윌리의 카지노를 파산시키고 또 매년 벌어지는 '다이아몬드 5등급 호텔 심사'에서 윌리의 호텔이 망신당하도록 하는 것. 이를 위해 큰돈이 필요했던 대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왕년의 적수 테리(앤디 가르시아)에게 손을 내밀지만 예상치 못한 조건이 따라붙는다. 윌리가 부인에게 선물했던 다이아몬드까지 훔쳐오라는 것. 이제 오션스 멤버는 세 가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바삐 움직여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이번 시리즈에는 조지 클루니를 중심으로 브래드 피트·맷 데이먼 등 기존 11명의 멤버와 함께 전편의 악역 앤디 가르시아, 3편의 뉴페이스 알 파치노가 악역에 가세했다. 여기에 홍일점으로 섹시 스타 앨런 바킨과 오프라 윈프리가 특급 카메오로 나섰다. 총 개런티 액수만 합해도 1천200억 원에 이르러, 영화계에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볼거리가 풍부하다. 최고 할리우드 남자 배우들이 3편에 걸쳐 시리즈를 제작한 만큼 배우들은 종종 현실과 영화를 뒤섞어버리는 듯한 장난을 친다. 실제로도 절친한 친구 사이인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는 계속 현실 속의 그들을 연상시키는 대사를 주고받거나 농담을 한다. 자선사업에 열심인 실제 생활을 끌어들여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카지노에서 쓰이는 주사위 등을 만드는 멕시코 공장의 혹독한 현실을 코믹하게 폭로하며 정치적 입장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영화 속 삼성 휴대전화가 광고에 버금가도록 등장하는 장면은 한국 영화팬들에게 볼거리가 될 전망. "금빛으로 번쩍이는 1만 달러짜리요?" "그래, 삼성이 만든 명품 휴대전화." "그거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 지금 예약해도 9월까지 품절이래요." 호텔 카지노계 큰 손 뱅크(알 파치노)가 그의 비서 스판더(앨런 바킨)에게 삼성 휴대전화를 구하라고 지시하는 장면이다. 이 밖에도 간접광고를 했던 삼성 휴대전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올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카지노를 그대로 재현한 영화는 이번에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뜨거운 녀석들

30대 중반의 젊은 감독 에드가 라이트, 시나리오 작가 겸 주연배우 사이먼 펙, 그리고 배우인 닉 프로스트와 마틴 프리먼 등 '새벽의 황당한 저주' 주요 출연진이 다시 만난 '뜨거운 녀석들'은 재기발랄하고 과격하며 황당한 풍자 패러디로 가득한 경찰 코미디물이다.

범인 검거율 400%를 자랑하는 니콜라스 엔젤(사이몬 페그) 경위는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순간까지 기억하는 모범 경찰이다. 어느 날 "너 혼자 돋보이니 도저히 못살겠다."는 동료들의 원성으로 살기 좋은 시골 마을 샌포트로 전보된다. 엔젤은 액션 영화를 섭렵하며 다년간 '이론'만 열심히 습득한 시골 경찰 버터맨(닉 프로스트)과 파트너가 된다. 평화로운 마을에서 거위의 가출, 술집 미성년자 출입 등 소소한 사건을 해결하며 심심해하던 엔젤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사에 의문을 품는다. 엔젤이 나서자 '살기 좋은 마을' 샌포드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두운 면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뜨거운 녀석들'의 특별한 재미는 익숙한 액션 영화 공식의 변주와 거침없는 패러디에서 나온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조지 로메로 감독의 공포 고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2-새벽의 저주'(1978)를 모티브로 한 데뷔작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에서 뽐낸 재기발랄함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뜨거운 녀석들' 속에는 영화 중 거론되는 '나쁜 녀석들2'와 '폭풍 속으로' 외에도 '리쎌 웨폰' '다이 하드' '48시간' 등 무수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흔적이 보여, 패러디의 또 다른 형태를 감상할 수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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