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과 비수도권 이렇게 차별하나

입력 2007-06-08 12:01:46

경기도 성남시를 통과하는 고속화도로 중 판교 신도시 구간의 지하화가 확정되더니 이번엔 화성시의 동탄2 신도시 구간 경부고속국도까지 지하화가 추진된다고 한다. 판교에서는 이미 공사를 진행 중이고, 동탄 경우 3천500억 원을 들이는 길이 7km의 왕복 8차로 새 지하도로 건설 방안을 신도시 개발계획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두 신도시가 고속도 탓에 둘로 갈리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이며 고속도를 그냥 둔 채 그 위로 고가교들을 세워 도시를 연결하는 것은 신도시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참으로 잘 하는 선택이 아닌가 싶다. 도시를 제대로 만들려면 꼭 필요한 정책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대구 사람으로선 너무나 부럽고 놀랍다는 생각을 억누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당초 지하화로 설계돼 있던 고속철의 대구 도심 구간을 지상화로 뒤집고 본래 지하철로 구상됐던 전철 3호선을 지상철로 바꿔버린 정부가 어떻게 수도권 신도시들에서는 앞장서 고속국도까지 지하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인지 혼란스럽다. 수도권의 소도시는 기존 고속국도마저 지하화해 도심을 합쳐야 하고, 비수도권의 대도시는 도심이야 더 깊이 쪼개지든 말든 새 선로마저 지상에 만들어야 하는지 의아스러운 것이다. 대구 고속철 때는 "지하화가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더니 신도시 고속도 때는 "국내 기술로 충분히 할 수 있다"니 그것 또한 신기하다.

잇따르는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 비대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은 차치하더라도, 정책 결정자들이 그 마음 밑바닥에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에 따라 차별하는 마인드가 없는지 되짚어 보기 바란다. 진정한 국토 균형 발전 의지가 있는지 스스로 재점검하고, 수도권이 아니라 비수도권을 우대하는 게 균형 발전의 원리임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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