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부터 '산업의 쌀'이라는 철강제품을 생산하면서 한국 산업의 심장부 역할을 해 온 포항의 산업지도가 2007년을 고비로 크게 변하고 있다. 철강외길의 산업구조가 영일만 신항 구축사업이 본궤도 오르면서, 기존 포항공단의 철강과 신항배후단지의 조선관련업으로 뚜렷하게 양분되고 있는 것이다.
◆신항배후단지, 땅 다 팔렸다.
포항 흥해읍 용한·죽천·곡강리 일원에 조성되는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공장을 할 만한 땅은 현재 남아 있지 않다. 현대중공업(이하 현중) 2단계 사업이 지난 4월17일 확정되면서 포항시는 보름 만에 1개 꼴로 조선관련 업체들을 이곳에 유치했다.
지금도 포항시청에는 하루에도 몇 건씩 신항배후부지에 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형곤 포항시 신항만배후단지 사업단장은 "이제 남은 땅은 없다. 배후산업단지 잔여부지 110만 평이 남았지만 부지조성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어서 요청은 많지만 당장은 (땅이) 없다."고 말했다.
올 들어 신항 배후단지에 입지를 확정한 기업은 모두 7개, 부지 면적은 39만 5천 평, 투자예정 금액은 6천885억 원에 달한다.
◆지역경제 기대효과는?
시와 업체 측은 2008년까지 공장건립이 마무리되면 2009년 중반 이후 2010년 초에는 이들 업체에서만 6천 명 이상이 일자리를 얻고 1만 5천 명 이상의 순인구 유입을 예상하고 있다.
현중을 포함해 배후단지 입주예정 업체 모두가 외지업체이거나 신설업체(연료전지공장)여서 인구유입 효과를 크게 낼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조선이나 에너지 관련업의 경우 포항에 기존 업체가 거의 없고 따라서 완공 후 일정시점까지는 '바깥'에서 꾸준히 인력을 충원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포항시는 지역 2년제 대학과 폴리텍(기능)대학에 관련 학과나 과정을 신설해 기능인력 양성에 나서기로 했는데 해당 업체들은 사내대학 설립을 통해 자체인력 조달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올해부터 인력양성 사업에 들어가 2, 3년 이내에 단순 인력은 포항자체 조달하고 숙련기술자도 5년 이내에는 자체 충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포항산업지도 남북 양핵시대 개막.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1단지에서 4단지까지를 모두 합쳐 670만 평에 가까운 기존 포항공단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23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상시고용 규모는 2만 7천 명가량. 현재까지는 포항경제의 90%를 이들이 점유했다.
그러나 2009년 영일만항이 개장하고 때를 같이해 항만배후단지 업체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사정은 달라지게 된다. 물류운송 관련업체들의 입주에다 조선업이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남쪽 공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수익구조는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선업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부산·경남 지역 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성장가능성이 큰 '포항 조선시장'을 노리고 있어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제작 및 설치업을 하는 J(김해)사의 경우 이미 올 상반기에 사무실을 열고 시황분석 등 기초작업에 들어갔는데 이 회사 고위 임원은 "포항은 철강산업 중심구조여서 신사업에는 기존 외지 업체들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미리 지사를 개설했다."며 "우리 외에도 이미 여러 업체들이 와 있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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