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진출 꿈꾸는 젊은 기수 배상문

입력 2007-06-06 09:34:28

"거침없는 장타가 내 무기"

그린 위에 푸른 20대 기수들의 바람이 거세다. 거침없는 장타자 배상문(22)은 20대 돌풍의 중심에 서 있다. 국내 남자 프로골프는 시즌 초부터 국가대표 출신의 김경태(21)가 2연속 우승을 거머쥐었고 홍순상(26)의 Xcanvas오픈 우승, 배상문(21)의 SK텔레콤오픈 우승 등 20대 강자들이 그린을 평정해 나갔다. 최근 열린 금호아시아나오픈에서 48세의 노장 박남신이 연장 끝에 우승했으나 강경남(24)이 막판에 무너진 데 힘입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20대 강자들이 많아져 팬들은 더욱 흥미롭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투어를 마치고 일주일간의 휴식 기간을 이용, 5일 두달 만에 고향 대구에 온 배상문은 여유있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경태, 홍순상, 강경남 등이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친 데 비해 수성중 3년 때부터 뒤늦게 정식 선수가 돼 대구 지역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뒤 분당 중앙고 1학년때 프로가 됐다.

8세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배상문은 부모와 함께 재미삼아 골프를 치면서 야구, 스키 등 다른 운동도 잘했다. 특히 야구를 좋아해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을 우상처럼 여겼고 야구 선수가 되려 했다. 그러나 거침없는 그의 성격이 단체 운동인 야구보다는 골프가 맞을 것 같다는 가족들의 권유로 골프채에 미래를 걸게 됐다.

배상문은 2004년 2부 투어를 거친 뒤 2005년 정규 투어 5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고 지난해에는 가야오픈 준우승과 에머슨 퍼시픽 오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그가 두각을 나타내자 골프계에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고 이제 국내 투어에서 자리잡았다고 느껴집니다."

올 시즌 상금 2위(1억5천500만 원), 평균타수 2위(71.500)의 그는 대담한 성격으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긴다. 180cm, 77kg의 그는 팔이 길어 스윙 아크가 큰 이점을 바탕으로 지난해 국내 투어 장타상(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93야드)을 차지했을 정도로 비거리가 가장 많이 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브의 정확성이 좋은 편이고 숏 게임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무래도 숏 게임에 기복이 좀 있습니다. 하지만 러프나 벙커에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팬들을 위해서라도 장타 위주의 플레이를 할 작정입니다."

게임 운영을 놓고 가끔 캐디 역할을 하는 어머니와 다투기도 하는 그는 SK텔레콤오픈 우승으로 아시안 투어와 유럽 투어대회 출전 자격도 갖게 됐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유럽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 PGA 출전 자격도 주어지나 여의치 않을 경우 내년 하반기에 미국프로투어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다.

"제 비거리가 PGA투어에서 중상 정도에 해당되더라구요. 나중에 PGA에 진출하더라도 잘할 자신 있습니다." 그는 미래에 도전할 큰 무대에 대한 자신감도 강하게 내비쳤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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