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농장] (25)칠곡 송광매원

입력 2007-06-06 07:25:55

송광매원에서 서명선 대표가 막 열린 토종 매실을 살펴보고 있다.
송광매원에서 서명선 대표가 막 열린 토종 매실을 살펴보고 있다.

"농업벤처? 참 좋은 이야기지요. 그러나 가공을 해야 하고, 직거래를 해야 하고, 인터넷을 해야 하고, 농촌 관광을 해야 끌고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농촌에 이를 달성할 기술인력, 전문경영인력, 자본이 있습니까? 현실 극복이 정말 힘들었지요."

칠곡군 기산면 낙동강변에 자리한 친환경 토종매실농장 '칠곡 송광매원'은 제1농장 2만 5천 평, 인근 평복리 2농장 7천 평에서 토종 매실과 자소(紫蘇) 관련 제품 12가지를 생산, 가공, 유통하는 벤처농장이다. 지난해 매출은 15억 원 정도. 2000년 5천만 원에서 30배 키웠다. 농산업체로서는 드물게 과학기술부 인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1농장 주변에는 헛개나무, 뽕나무 등을 심은 4만여 평의 친환경 재배단지도 조성해 놓았다.

그러나 서명선(51) 대표가 매실농사를 시작한 처음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가공만 하면 잘 팔리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시장진입 단계에서부터 혹독한 시련을 만나게 되었다. "이제 긴 터널을 지나왔기에 한숨을 돌리지, 뒤돌아 보면 너무 자신만만하게 처신했던 자신이 부끄럽다."고 고백한다.

결국,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안임을 깨달았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선진국인 일본에서 인정을 받을 만한 제품과 디자인을 만들어내 수출길을 뚫었다. 2004년 일본 오오야마시에서 열린 '일본 매실가공품경진대회'에 참가, 본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 이는 우리나라 바이어들의 관심으로 역수입됐다.

여기에는 서 대표의 뼈를 깎는 노력이 뒷받침됐다. 경북벤처농업대학 1기, 한국벤처농업대학 2기, 한국농촌관광대학 1기, 한국농수산무역대학 1기, 전문농업인정보화교육, 그린투어리즘 등 전국의 크고 작은 교육기관을 찾아다니며 도움이 될 만한 교육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농사일이 바쁘고, 주어진 시간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교육 투자는 생각하는 농부가 되게 만들어 주었다."고 그는 말했다.

서 대표는 2004년 농림부 신지식인(144호)으로 지정됐고, 2005년에는 농림부 신지식인중앙회 감사직도 역임하게 되었다.

송광매실 제품들은 전국의 유명 백화점과 유기농 매장에 공급된다. 일본,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이만큼 오기까지에는 매실에 관심이 많은 여러 분들의 도움도 컸다. 이상희 전 내무부 장관은 토종매화를 키우는 서 대표를 많이 성원했다. 송광매원의 대부격인 권병탁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의 가르침도 큰 힘이 됐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저서 '매화'에서 송광매원에 대해 많이 언급을 해주었다.

서 대표의 매실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을 받아 기산면 죽전2리 주민들과 공동사업으로 도농교류를 할 수 있는 시설 및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팜스테이 마을로 지정받기 위한 다양한 준비도 하고 있구요."

서 대표는 송광매원을 단순한 매실농장 차원을 넘어 낙동강변 생태공원으로 조성, 농민과 도시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녹색체험마을 및 편안한 휴식처'로 만들 계획이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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