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또 하나의 볼거리 '그녀의 옷'

입력 2007-06-06 07: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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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황진이'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잇따라 개봉되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의 패션 또한 영화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주 개봉하는 영화 '황진이'는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파격적인 한복을 선보인다.

'스캔들'에 이어 '황진이'에서도 의상디자이너를 맡은 정 씨는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신여성 황진이에게 전혀 색다른 한복을 입혔다. 기생의 상징이던 붉은색을 빼고 검은색 한복을 사용한 것. 영화 전체에서 붉은색 계통의 화사함을 거둬내고 검정·보라·파랑 등 색다른 색을 배치했다.

당시로선 세련되고, 때론 도전적인 생각을 품었던 황진이를 빛과 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신 소재를 다양화해 검은색의 지루함을 덜어냈다. 1m 넘는 노리개, 소뿔을 검게 칠한 머리꽂이, 풍성한 가채 등 당시 패션 리더였던 황진이를 소품을 통해 엿볼 수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실내 세트 또한 전통가옥의 느낌보다는 모던한 분위기를 살렸다.

영화 '황진이'가 절제를 통해 성스러움을 부각시켰다면 지난달 개봉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화사하고 화려한 로맨틱 패션으로 시선을 모았던 작품. 영화는 기존 '마리 앙투아네트'를 다루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녀였던 여왕을 인간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난히 소녀적 색상과 의상이 많이 등장하는데, 영화는 핑크·초록 등 화사한 색상을 바탕으로 마놀로 블라닉의 구두뿐 아니라 마크 제이콥스, 존 갈리아노,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의상으로 가득하다. 장난스럽게 현대의 캔버스화를 화면에 등장시킨 감독의 의도 역시 현대적인 작품의 취향에 합당한 비주얼과 볼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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