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일일이 등짐 지고 만든 역인데…. 정말 섭섭합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지난 1일부터 경부선 간이역인 신거역을 폐쇄조치하자, 새마을 발상지 마을인 신도1·2리와 거연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코레일은 하루 이용객이 10명 이하인 경부선 신거, 직지사 등 전국 간이역 59곳에 대해 정차역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신거역은 다른 간이역과 달리 새마을정신이 배어 있는 뜻 깊은 역이라며 폐쇄조치 철회 건의서를 제출했다. 신거역은 인근 5개 마을 주민들이 새마을운동 7차 사업으로 지난 1967년 철도청이 자재를 대고 주민들의 부역으로 완성된 역.
당시 신거역추진위원장으로 역사 사업을 이끈 신도1리 김봉영(81) 씨는 "주민들에게 한마디 동의도 구하지 않고 공고 등 법적으로만 폐쇄절차를 진행, 마을 전체가 실망감에 잠겨있다."고 말했다.
또 새마을발상지 전시관이 국·도비·군비 등 46억 원을 들여 내년 6월 완공을 앞두고 있고, 중국·베트남 등 외국손님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우선 이용객이 적다고 폐쇄하는 것은 발상지 정신을 훼손한다는 것.
박종태(80) 신도리 노인회장은 "전시관이 개설되면 향후 연간 3만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관광객 중 상당수는 기차를 타고 올 수도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신거역은 지난 1970년 구미역과 함께 일반역으로 승격돼 완행 열차가 하루 8회 정차하는 등 농산물 수송과 통근열차로 하루 100여 명이 이용하는 규모가 큰 역이었다. 역사는 지난 1988년 올림픽 때 철거되고 플랫폼만 남아 있으나 지난달까지는 상하행 1회씩 열차가 정차, 그나마 주민들에게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었다는 것.
신도리 이우권(41) 이장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통근열차의 역사로 기억에 남아 있지만 마을 어른들은 근면, 자조, 협동의 발상지로 등짐 지고 손수 만든 역이라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폐쇄 반대 서명과 코레일 청사 항의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회신을 통해 "신거역 경우 지난 6개월간 이용실적이 극히 저조하고 대체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어 정차역에서 제외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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