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가장 쉬운 샷은 벙커샷이어야 할 것이다. 뒤 땅만 치면 되니까 말이다." 수년 전 정교한 숏게임으로 유명했던 치치 로드리게즈(Chi Chi Rodriguez)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했던 농담이다. 실제로 그린 주변의 벙커샷은 공을 직접 가격할 필요가 없다. 사진에서와 같이 클럽 헤드가 모래를 먼저 치고 공 아래를 미끄러지듯이 빠져나가야지만 사뿐히 그린 위로 공을 탈출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말 골퍼들에게는 이 벙커샷이 로드리게즈의 말과는 다르게 하루의 라운딩을 망쳐놓는 악몽의 샷이 되기도 한다. 공 뒤 모래를 친다고 친 것이 말 그대로 모래만 퍼내고 공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어 허탈한 마음으로 땅만 쳐다본 경험을 안해 본 골퍼들이 없을 것이다.
그런 샷을 한 벙커에서 연달아 두세 번 하게 되면 그 다음은 꼭 공 머리를 때려 그린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보는 사람이 없다면 손으로 공을 퍼 올려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을 만큼 주말 골퍼들에게는 만만하지 않은 것이 벙커샷이다.
이렇게 벙커샷이 어렵게 느껴지는 데는 한가지 큰 이유가 있다. 대부분 공을 모래와 함께 퍼 올리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공을 바로 가격할 필요가 없는 벙커샷이지만 정상적인 샷의 임팩트와 그 원리가 다를 이유가 없다. 공은 내려쳐야 하듯이 벙커샷도 역시 공 뒤의 모래를 내려쳐 디봇을 낸다는 생각이 필요한 것이다. 공을 사뿐히 띄워야 한다는 생각에 손보다 먼저 클럽 헤드를 보내며 모래를 퍼 올리게 되면 생각보다 훨씬 더 뒤의 모래를 치게 되어 탈출이 어렵게 된다.
비교적 짧은 거리를 보내야 하는 그린 주변의 샷이기에 많은 주말 골퍼들이 소극적인 스윙을 하게 되는 것이 벙커샷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공 뒤부터 디봇을 낸다는 마음으로 시원스럽게 내려치며 스윙을 한다면 생각보다는 쉬운 것이 벙커샷이기도 하다. 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내려친다는 것, 잔디뿐만 아니라 모래 위에서도 명심해야 할 임팩트의 진실이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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