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보건소, 주민들이 즐겁다

▲ 동구 신암1동 뜨란채 아파트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직접 만든 각종 동물모양 풍선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동구보건소는 매주 수요일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경로당 어르신 순회 건강 가꾸기'를 펼치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보건소가 특별해지고 있다. 전염병이나 질병 예방, 공중위생 등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각 지역별로 특화된 보건 프로그램이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로 주민들을 보건소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미혼남녀 결혼학교, 관절염 수중치료, 한방기공 체조, 자연 이유식 만들기 등이 요즘 인기 프로그램들이다.

1일 오후 남구보건소 강의실에 20대 후반 남녀 3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남구보건소가 미혼 남녀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결혼사관학교' 수강생들. '결혼사관학교'는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결혼의 의미와 부부 간의 대화 기술, 성에 대해 바로 알기, 건강한 가족 만들기, 임산부 건강관리 등을 교육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연은 'NBTI(성격유형검사)'. 이 검사는 자신의 성향과 성격 등을 알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결혼 생활 시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할지를 알기 위한 것이다. 바람직한 결혼생활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는 셈. 유영아 남구보건소장은 "결혼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결혼 생활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르쳐주는 곳은 드물다."며 "결혼 지식뿐만 아니라 다른 미혼 남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까지 되니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중구보건소는 고혈압과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주 2회, 3개월 과정의 '요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요가를 통해 혈압을 내리고 가벼운 통증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것. 벌써 7기 졸업생을 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과정이 끝난 후에도 요가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요가자조교실'도 열고 있다. 지도교사 없이 동영상으로 요가를 배우고 2주에 1번씩만 전문가가 자세 교정을 해주는 방식.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혈액 검사와 혈압·유연성 측정 등을 통해 꾸준하게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며 "수업이 없어도 매일 보건소로 나와 요가를 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수성구보건소는 지역 내 50세 이상 관절염 환자 200명을 모집, '관절염 수중교실'을 열고 있다. 매주 한 차례 이론 교육을 하고 동별로 수영장 4곳으로 나뉘어 물속걷기와 근력운동 등 실기교육을 하고 있는 것. 특히 퇴행성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지속적으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은 물론, 수중운동은 관절염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달성군보건소가 마련할 기공체조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21일부터 한방건강증진 허브(HUB)보건소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는 기공체조는 농촌 지역 주민들과 관절염 환자 등 200명을 대상으로 4개월간 진행될 예정. 요통과 관절통 등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게 보건소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사상체질진단과 전통 한방차 마시기, 한방추나교실, 한방육아교실도 열 예정.

동구보건소는 매주 수요일마다 경로당 69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경로당 어르신 순회 건강 가꾸기'를 펼치는 중이다. 노인생활체조와 고운 손 가꾸기, 풍선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8월 말까지 노인들의 여가 생활을 돕는다. 지난해부터 동구보건소에서 펼쳐온 '임신성 당뇨검사'도 호응이 높다. 임신 24~28주 사이의 임신부를 대상으로 유산 위험이 큰 당뇨 여부를 검사해 주는 사업.

달서구보건소에서는 '이유식 교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선한 자연식품으로 직접 이유식을 만드는 방법과 알레르기 예방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 것. 보건소관계자는 "아이의 성장 단계에 따라 단계별로 이유식 만드는 법과 검증된 영양정보를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서구보건소는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6개월 과정의 '비만클리닉 사업'을 운영 중이다. 체성분 검사와 건강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한 후 비만 정도에 따라 맞춤형 영양법과 운동처방을 내려주는 것. 또한 매주 몸무게와 체지방을 체크해 체계적인 관리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매주 금요일 야간 비만클리닉을 열 계획"이라며 "비만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뺀 살 유지하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