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교과서를 뒤적이다 보면 이런 종류의 문제들이 종종 보인다.
'요즈음 가정에서는 석유나 프로판가스, 도시가스와 같은 연료를 사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때 방안의 공기 중에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일산화탄소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유독한 기체가 생겨 생명이 위독하게 된다. 연료가 탈 때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고, 또 이럴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생각하여 보자.'
성인이 보면 그다지 어려운 문장은 아니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의 학생으로서는 별로 어렵지 않은 문제에도 좌절하는 일이 종종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여러 가지 연료들은 잘 알고 있으나 그것을 태울 때 무엇이 나오는지는 학생들은 생소하다. 또한 유독한 기체가 나오는 줄은 알지만 그것이 일산화탄소인지 이산화황인지 알 수가 없으며 그 기체가 우리에게 어떤 이로움과 해로움을 주는지도 잘 모른다.
이런 학생들에게는 '확대하는 힘(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어떤 기체가 사람에게 어떻게 이로우며 해로운가'하는 문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어른들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사실이다.
이 문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에서 나오는 기체의 종류는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만 있다면 문제의 해결점을 바로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정리하는 힘이다.
이어서 불완전 연소할 경우 어떤 기체가 많이 나오는가? 난로에서는 왜 불완전 연소가 되며, 지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과 같이 문제를 깊고 넓게 만들어가다 보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갖출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를 종합해서 그것들을 단편화시켜 한 단계 높은 고차원의 개념으로 바꾸고 이것을 머리에서 형상화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을 위해서는 문장 속에 나오는 여러 사실을 비교해서 공통 사항을 도출하는 사전 단계가 필요하다. 이때 너무 개념에 의존하지 말고 문제를 종합해 요점을 정리하는 동시에 다양하게 확산시켜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강인구(상주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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