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배우'들의 화려한 무대…뮤지컬 캣츠 리뷰

입력 2007-06-04 07:11:13

▲ 전세계 6천500만 명을 감동시킨 환상의 뮤지컬
▲ 전세계 6천500만 명을 감동시킨 환상의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팀 대구공연이 지난달 3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막이 올랐다. 화려한 안무와 힘이 넘치는 캣츠 공연은 오는 7월 1일까지 계속된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지난주 목요일 오후 8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처음으로 공개된 '2007 캣츠'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은 오랫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캣츠'의 명성을 새삼 확인시켜 준 무대였다.

무엇보다 춤, 노래, 연기 3박자를 모두 갖춘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풍부한 성량과 유연한 몸놀림, 실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동작은 기본이고, 신나는 텝댄스와 공중 회전, 웬만한 전문 춤꾼도 하기 어려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마법사 고양이)의 수십 번 연속 회전 등은 캣츠 배우들이 준비된 배우라는 강한 인상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들이 펼치는 최고의 하모니는 라이브로 연주되는 신나는 음악과 양념처럼 들어가 있는 유머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부자와 가난한 자, 선한 자와 악한 자가 공존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연출한 캣츠의 메시지가 실리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한껏 높였다.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캣츠는 이미 검증된 명작으로 작품의 수준을 논할 대상이 아니다."며 "과거 캣츠 공연에 비해 춤과 테크닉이 보강돼 재미가 더해진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특히 지난 2003년 내한 공연에는 없었던 연출가 조앤 로빈슨 씨의 깜짝 선물도 공개됐다. 2부가 시작되자 우리말로 된 노래가 흘러나온 것. 인생의 쓴맛, 단맛을 모두 경험한 그리자벨라(매혹적인 고양이)가 새로 태어나기 위해 특수 장비가 사용된 폐타이어를 타고 천상으로 떠나는 장면이 대미를 장식하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이상원 뉴컴퍼니 대표는 "출연진들의 연령이 젊어짐에 따라 무대가 파워풀해졌다."며 "창작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 제작자 입장에서 볼 때 조명 등 제작 메커니즘은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양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한 집채만한 크기의 쓰레기더미 세트는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맞춘 듯 맞아 떨어졌다. 무대 소품들이 순식간에 기차로 변신하는 깜짝 쇼도 선보였다.

배성혁 예술기획 성우 대표는 "서울 국립극장 무대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가 캣츠 공연하기에 더 적합한 규모"라며 "오는 7월 열리는 서울 공연보다 대구 공연의 완성도가 더 높기 때문에 캣츠는 대구에서 봐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느 자리에서도 출연자들의 표정 연기 관찰이 가능했던 원형 극장에 비해 무대에서 멀어질수록 생동감이 떨어지는 일자형 객석의 한계는 여러 출입문을 통해 고양이들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극복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출입문을 통해 여기 저기서 무대로 진출한 고양이들은 공연 내내 출입문을 통해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현장감을 살렸으며 수시로 객석으로도 진출,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휴식 시간에도 즐거움의 여유를 놓지 않는 '캣츠' 특유의 매력도 발산됐다. 불쑥 나타난 고양이들의 몸짓에 관객들은 탄성을 지르곤 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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